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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1월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최근 고용 지표 부진 탓에 내년 이후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보다 빠른 속도다. 내년부터는 기준금리 인상 역시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연준이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테이퍼링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11월 개시는 합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롬 파월 의장이 11월 테이퍼링의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팬데믹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대응하고자 매달 국채 8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달러 등 총 1200억달러의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QE)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WSJ는 “다수의 연준 고위 인사들이 최근 인터뷰와 연설을 통해 올해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파월 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까지 연내 테이퍼링에 기울었고, 다른 매파 인사들은 더 빠른 속도로 채권 매입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윌리엄스 총재는 최근 뉴욕 세인트로렌스대 행사에서 화상 연설에서 “올해 말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의 조건은 분명히 충족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나온 노동부 집계를 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했다. 2010년 11월 통계 산출 이후 최고치다.
WSJ는 “연준은 국채와 MBS를 매달 100억달러, 50억달러씩 각각 매입 규모를 줄여 내년 중반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역시 예상보다 빠른 속도다.
테이퍼링의 종료는 곧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월가에서는 이미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한 상태다. WSJ는 “추후 회의에서 (FOMC 내에서) 두 명이 (기준금리 인상 쪽으로) 돌아서면 내년 인상론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