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 연출 "내가 만든 연극이 왜 불편하냐고요?"

신작 연극 '김수정입니다' 7일 첫 선
사회적 담론 뒤 자전적 이야기 무대로
"나를 살게 해준 연극에 대한 이야기"
  • 등록 2021-12-03 오전 5:43:00

    수정 2021-12-03 오전 5:43: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그동안 사회적 담론을 다룬 연극 뒤에 숨어 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 같았어요. 불편해서 외면했던 저의 이야기를 이제는 마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만난 김수정 연출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연극 ‘김수정입니다’를 신작으로 발표하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1년 전부터 연극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하게 됐다”며 “생존을 위해 인정 받고자 ‘척하는 연극’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엔 무대 위에서 좀 더 솔직해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연출가 김수정(사진=두산아트센터)
김 연출이 이끄는 극단 신세계는 논란과 파격의 작품으로 연극계에서 남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연극 ‘파란나라’ ‘공주들’ ‘생활풍경’ 등을 통해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대립, 위안부 문제, 장애와 인권 문제 등 사회적으로 첨예한 이슈를 가감 없이 무대 위에 펼쳐왔다. ‘생활풍경’은 최근 제8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8월에 선보인 신작 ‘별들의 전쟁’에선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에 대한 유무죄 여부를 관객이 직접 결정하도록 해 화제가 됐다. 이런 독특한 형식으로 연극 마니아 사이에선 “극단 신세계의 연극은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 이유를 이번 공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 연출은 “저희의 작품이 불편했다면 그것은 대단한 예술 담론을 다뤘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 솔직하지 못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냈기 때문일 것”이라며 “불편함을 일상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연출은 18세 때 연극 ‘라이어’를 본 뒤 연극에 빠졌고, 한때는 배우로 스타가 되기를 꿈꿨다. 춤이 좋아 무용을 배우기도 했던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연극 연출가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김 연출이 직접 배우로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들려준다. 극단 신세계 작품들의 제작 과정 뒷이야기도 함께 공개된다.

“저는 연극을 하지 않았다면 삶을 포기했을 수도 있어요. 연극이 저를 살게 해줬죠. 이번에도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연말에 어울리는 훈훈함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김 연출은 “사회적 담론을 계속 다루다 보니 이제는 이러한 담론을 만드는 개인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도 개인의 서사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연극 ‘김수정입니다’는 오는 7일부터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 전석 3만 5000원.

연극 ‘김수정입니다’의 김수정 연출(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출연 배우들(사진=두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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