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로드] 겉과 속이 달콤함이 가득, "자꾸만 손이 가요"

경남 진주 중앙시장의 수복빵집
찐빵·꿀빵·단팥죽·팥빙수 등 팔아
찐빵에 팥물 부어 나와
인기 비결은 국산팥만 사용 고집
고소하고 단 꿀빵도 인기 메뉴
  • 등록 2021-12-17 오전 5:00:00

    수정 2021-12-17 오전 7:54:17

경남 진주에서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간식집 ‘수복빵집’의 입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경남 진주의 중앙시장. 100년이 넘도록 인근의 농수산물이 집산하는 진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역사가 긴 만큼 시장 안에는 오래된 노포가 수두룩하다. 천황식당, 제일식당, 하동집이 대표적. 여기에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간식집인 수복빵집도 빼놓을 수 없다.



수복빵집의 찐빵은 달콤향 향의 팥이 빵속에만 들어가 있는게 아니라 빵 위에 팥물을 부은 채로 나온다.
수복빵집의 메뉴는 간단하다. 찐빵, 꿀빵, 단팥죽, 팥빙수 등 모두 팥이 주재료가 되는 간식들이다. 예전에는 도나스(도넛)도 팔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메뉴에서 사라졌다. 달달한 냄새와 침이 고이게 하는 막강 비주얼 때문에 수복찐빵은 진주뿐 아니라 외지에서도 유명하다.

수복찐빵은 여느 찐빵과는 좀 다르다. 진빵 한접시 내용물은 매우 소박하다. 찐빵 4개와 그 위에 팥물을 부었다. 과거에는 한접시에 찐빵 6개를 올렸는데, 가격을 올리는 대신 양을 줄였다고 한다. 그래도 윤기 좔좔 흐르는 고운 질감의 팥이 빵 속에만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찐빵의 온몸을 타고 흐르고 있어 보기만 해도 팥의 단맛이 전해져 오는 듯하다. 팥물을 가득 묻혀 입안에 넣자마자 달곰함이 밀려온다. 이어 빵 속에 갇혀 있던 팥의 묵직함이 또 한번 입안을 강타한다. 안팎으로 흥건한 팥에 너무 달 것 같지만 또 그렇지가 않다. 추억의 팥맛이 입맛을 당기는 정도다. 빵도 퍽퍽하지 않고 쫄깃쫄깃하다.

이 집 팥맛의 비결은 바로 국내산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주인이 매일 직접 팥을 쑨다. 보통 국내산 팥은 수입산보다 값이 2~3배 비싸다. 국산을 고집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산 팥만 쓴다. 주인 부부에게 빵집은 생계수단이기도 하지만 돈을 벌려고만 하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추억과 그리움, 허기진 배를 찐빵 하나가 과하지 않게 채워준다. 테이블 5개가 놓인 작은 빵집은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손님이 줄을 서는 일도 태반이지만 낮 12시 정각에 문을 열고 그날 만든 빵이 다 팔리면 그대로 문을 닫는다.

찐빵 외에 꿀빵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다. 찐빵과 다른 점은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튀긴 다음 물엿을 바른 후 깨를 뿌렸다는 점이다. 외관상으로는 통영의 오미사꿀빵과 비슷하지만 더 오리지널에 가깝다. 얼핏 보면 무척 달 것 같지만, 막상 먹어보면 지나치지 않은 단맛에 고소한 맛이 깃들어 자꾸 손이 간다. 물엿이 굳으면서 빵의 겉면이 딱딱해지는데 이가 약한 사람에게는 조금 먹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경남 통영의 오미사꿀빵과 비슷한 진주의 수복빵집 꿀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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