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 전시산업의 대부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의 인생 제2막

[인터뷰]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 등록 2014-07-30 오전 6:00:00

    수정 2014-07-30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의 도전은 끝이 없다. 손자들의 재롱에 푹 빠져 지낼 나이지만 여전히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한국전시산업의 대부로 한 획을 그었지만 디지털 교육콘텐츠사업에 뛰어든 것.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박 회장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에만 무려 10여년을 투자한 야심작이다. 화려한 인생 제2막을 열어나가는 박기석 회장을 경기도 판교 시공테크 본사에서 만나 인생 이야기를 들여다봤다. 노(老) CEO의 드라마틱한 인생사는 인터뷰라기보다는 두 시간에 걸친 멋진 강의였다.

“30년 가까이 중소기업을 하면서 고생이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한테 직접 훈장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의 고생을 국가가 인정해주는 것 같아 뿌듯했다. ”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의 볼은 여전히 상기돼 있었다. 박기석 회장은 지난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4 대한민국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지난 1988년 창업 이후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전시문화산업을 개척해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 중장년 이상이면 기억하는 88 서울올림픽 당시 초대형 프로젝트였던 레이져쇼가 시공테크의 작품이다. 아울러 국립과천과학관, 거제도 포로수용소, 여수엑스포 주제관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0여개 이상의 박물관, 과학관, 전시관 등도 시공테크의 손을 거쳤다.

시공테크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3000억원 규모의 국내 전시문화산업에서 연매출 1300억원 가량을 기록하는 선두기업이다. 오죽하면 전시산업 관계자는 약 50% 정도가 시공테크 출신일 정도다. 최근에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해외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특히 고대 유적지가 많은 중국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중국어 공부에도 적극적이다.

전시산업 개척과 부흥에 평생을 바친 박 회장은 올해 한국 나이로 67세이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박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사업의 지속성 △수익성 △글로벌 성장 가능성 △차별성 등 4가지 키워드를 충족하는 사업을 고민했다. 결론은 교육용 콘텐츠사업이었다. 놀라운 것은 국내에 벤처열풍이 본격적으로 불기 전인 1998년 이러한 사업을 구상했다는 것. 박 회장은 인터넷보급이 본격화되면 디지털교육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콘텐츠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10여년간 매달렸다.

실제 시공테크가 구축한 교육용 콘텐츠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교육용 콘텐츠 DB 구축에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사진 300만장, 동영상·컴퓨터 그래픽·플래시 애니메이션 등 30만건 등을 모았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개념도 분명하지 않은 2002년에는 해외 모 방송사를 방문, 20억원의 거액을 투자해 10만개 분량의 동영상도 계약했다. 당시 계약을 현 시세로 계산하면 100배 수준인 무려 2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선견지명이다.

이 과정에서 운도 따랐다. 실탄이 부족했는데 90년대말 시공테크의 상장 이후 자금압박이 사라진 것. 주가는 500원에서 5만원으로까지 치솟으면서 빚을 다 갚은 것은 물론 수백억원의 여유자금이 생겼다. 박 회장은 2000년 시공테크 내에 디지털콘텐츠교육사업부를 만들고 2002년에는 시공미디어를 만들었다.

젊은 시절 무역회사에 근무하며 세계를 돌아다닌 박 회장은 “우리나라가 잘 살 수 있는 가장 큰 바탕은 교육”이라면서 “우리만큼 교육이 중요한 나라가 없다. 교육사업은 현행 유아와 초등 중심에서 앞으로는 평생교육, 직장교육, 실버교육으로도 확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공테크의 자회사인 시공미디어는 영유아 초등 대상의 디지털 교육콘텐츠 시장에서도 급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시공테크의 지난해 매출액은 1300억원 수준. 이 중 전시분야는 820억원이고 나머지가 교육분야 매출이다. 올해의 경우 전시·교육분야 각각 8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는데 내년부터는 교육분야 매출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분야 콘텐츠와 디바이스는 해외 수출전망도 밝은 편이다.

대표 히트작은 2008년 내놓은 디지털 멀티미디어 교육 솔루션인 아이스크림(i-Scream)이다. 아이스크림은 국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사용 중이다. 초창기 정부 지원이 되지 않고 교사가 자비를 내고 볼 정도로 입소문을 탔다. 비용은 한 교실당 월 4000원으로 저렴하다. 실제 인터뷰 과정 중 박 회장이 시연한 아이스크림의 콘텐츠는 훌륭했다. 예를들면 한옥구조, 화산폭발, 멧돌의 원리 등을 말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2~3분 분량의 동영상으로 제작, 교육효과를 극대화했다.

전용단말기로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는 ‘아이스크림 홈런(i-Scream Home-Learn)’ 역시 대박 예감이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사교육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맞벌이 부부들의 인기가 높다. 비용도 저렴해 가정방문용 학습지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정부의 지원사격도 호소했다. 교육용 콘텐츠의 해외진출은 결국 언어가 열쇠다. 시공미디어의 히트작을 국제화하려면 교육용 콘텐츠를 최소한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바꾸는 작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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