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파워 노조 시대] ‘귀족노조’ 하투 줄파업 예고…국산차 ‘시계제로’

中사드·美보호무역주의에 노조파업까지 내우외환
현대기아차 작년 노조 파업으로 손실 5조원 넘어
  • 등록 2017-07-19 오전 5:00:00

    수정 2017-07-19 오전 5:00:00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한국GM을 시작으로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등 3개 자동차 노조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상반기 미국과 중국에서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은 국내 완성차 제조사는 이제 안으로도 노조 파업이라는 ‘악재’를 맞닥뜨려야 하는 위기 상황에 놓였다. 예년보다 파업이 더욱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이 경우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생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18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가 전날부터 이틀간 올해 임금교섭과 관련한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기아차 노조는 오는 21일께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면 곧바로 파업에 들어갈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현대차 노조도 지난 13~14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와 중노위의 결정에 맞춰 이날 오후 2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투쟁 체제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월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지급 △4차 산업혁명 및 자동차산업발전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했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월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지급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요구 등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모두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여서 금속노조와 연대해 여름휴가를 마친 뒤 파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이후 6년 연속 파업이다. 이 때문에 노조가 회사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파업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적지 않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인건비는 2015년 말 기준으로 매출액 대비 14.3%에 이른다. 업계 1~2위를 달리고 있는 도요타와 폭스바겐은 각각 6.1%, 9.7%다. 반면 자동차 1대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HPV(Hour Per Vehicle)는 현대차가 26.8시간으로 가장 높다. 도요타는 24.1시간, 폭스바겐은 23.4시간이다. 생산성의 체질개선 없이 임금 인상만 요구하는 현대·기아차 노조에 ‘귀족노조’라는 비난 조의 수식어가 붙는 까닭이기도 하다.

사측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006년 이후 최저치인 5.5%까지 하락한 점을 이유로 들며 올해 임금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금인상분과 성과급이 노조가 요구되는 대로 반영될 경우 현대차의 총 추가부담액은 2조원에 육박하는 것도 사측에는 큰 부담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전년 대비 9% 감소한 351만856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전체 판매량의 5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중국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부진했다. 이에 따라 올 초 세웠던 연간 판매 목표인 825만대는커녕 700만대를 채우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철수설까지 나돌고 있는 한국GM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임금 교섭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조차 사라진 상태다. 한국GM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통상임금의 500% 지급과 함께 8+8 주간 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 시행, 미래 발전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생산과 판매 급감으로 노조의 파업 강행은 자칫 회사의 존립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노조가 내부 현안을 이유로 파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의 민주노총 금속노조위원장 출마 검토를 비롯해 김성락 기아차 노조위원장도 오는 9월 임기가 만료돼 결집력 강화를 위한 파업 선택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민주노총 산하가 아닌 개별 노조인 르노삼성차와 쌍용차(003620)는 별다른 잡음 없이 올해 노사협상을 진행 중이다. 쌍용차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임단협을 무분규로 마무리했고, 르노삼성도 원만한 타결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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