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에서 지옥으로'…주식으로 돈 벌겠다던 개미 꿈 ‘산산조각’

연초 장밋빛 전망에 코스피 3000·코스닥 1000 돌파 기대
6월 미중 무역분쟁 이후 내리막길..이달 시총 326조 증발
폭락장 후 개인 매수세 피해 더 키워..증시 지속 하락
IPO시장도 대형주 실종..펀드 수익률도 ‘뚝’
  • 등록 2018-12-27 오전 5:31:00

    수정 2018-12-27 오전 5:31: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박태진 이광수 이슬기 기자] 연초 주식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주식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가들은 올 한해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지난해 이맘 때 증권업계는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어도 2400선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닥은 1100 돌파 가능성도 점쳐졌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시작된 6월을 기점으로 국내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꿈도 산산조각났다. 특히 지난 10월 증시 급락기에 저가매수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주식을 사들인 개인들은 더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69조 증발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작년 말 대비 17% 이상 빠지면서 각각 269조원, 57조원의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올해는 불확실성이 지배한 한 해였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올 한해 국내 증시를 평하자면 불확실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영향으로 수출에 타격을 입은데 다, 미국 경제의 고점논란, 통화정책 변경 등의 대외적인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G2 갈등이 패권경쟁임을 간과하고 단순히 무역분쟁으로 봤던 것이 패착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미국이나 유로존에서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이었고, 이 온기가 신흥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며 “하지만 G2 갈등으로 인해 연결 고리가 끊겼고, 이로 인해 미국 경기도 온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올해는 경제변수가 아닌 정치적 요인들로 인해 증시 분석과 전망이 일그러진 한해였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축소, 터키발 금융위기설 등 대외 악재까지 더해졌다. 국내에서는 코스피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업종에 대한 고점 우려, 코스닥시장의 주축을 이루는 바이오업체들의 회계 및 감리 문제 등이 함께 불거지면서 리스크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업종이 지난해 상승장을 주도했지만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이어 내년에도 업황이 수평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 게 국내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이익이 늘어야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는데 수익 개선 모멘텀이 없으니까 올해 국내 증시가 작은 악재에도 쉽게 무너지는 트리거 포인트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폭락장인 10월 주식 산 개미…이후 주가 더 하락

증시가 무너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가들에게 돌아갔다. 특히 폭락장이 본격화된 10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가들 매수세가 유입된 점이 손실을 키웠다. 통상 폭락장 이후에는 증시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에 매수세가 유입되지만 국내 증시는 계속 하락하면서 개인투자가들의 무덤이 된 셈이다. 지난 10월 한달간 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가들은 1조9100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3조998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은 뒤늦게 11월, 12월 팔자에 나서면서 손절매했다.

공매도로 인한 개인투자가들의 피해도 발생했다. 공매도란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해당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주문하는 투자전략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009150) 등은 업황 및 실적 우려로 공매도 표적이 됐고,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 삼성전기도 고점 대비 40% 떨어졌다.

이밖에 올해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식회계 논란과 골드만삭스 공매도 미결제 사고 등 증시 심리를 위축시키는 사건사고도 줄줄이 이어지면서 개인투자가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IPO 시장 투자자에 손실 노출 많아

개인투자자들이 쏠쏠하게 수익을 얻었던 기업공개(IPO) 시장도 올해에는 시원찮았다는 평가다. 정부가 1월 발표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상장 문턱 낮추기를 시도하면서 공모 기업수는 늘었지만 시장 침체, 회계 감리 이슈로 대어급이 실종됐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모 기업 수는 총 79개로 지난해보다 17개 이상 늘었다. 하지만 기업들의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결정됐고 공모 성적이 부진했던 기업들은 잇따라 상장 철회를 결정하기도 했다.

공모주 시장 위축은 기업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타격이 됐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장 추진 시 가격은 적정가치 수준을 반영하게 되지만 올해 증시 여건은 그렇지 않아 프리미엄을 받지 못했던 경우가 대다수였다”며 “IPO를 통해 공모자금이 필요했던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이익보다는 손실에 더 많이 노출된 한해였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부끄러울 정도로 대응하기 힘든 시장이었다”며 “예측의 영역을 넘어선 시장 상황으로 흘러갔고, 뉴스 흐름을 따라가기도 버거운 장이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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