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10년 악연’ 김종인·안철수, 단일화 갈등 풀고 함께 웃을까?

2011년 서울시장 보선 때부터 이어온 김종인·안철수 악연
김종인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에 집착해 몸 달아"
안철수 "아름다운 단일화 필수…만날 기회 있길 희망"
전문가들 "단일화는 되겠지만 관계 회복은 글쎄"
  • 등록 2021-03-04 오전 12:00:00

    수정 2021-03-04 오전 12:00:00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둘러싸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종일관 안 대표의 정치적 가능성을 평가절하 하고 있고, 반대로 안 대표는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왔다. 재보선 한 달여를 남기고, 서로가 싫든 좋든 선거 승리를 위해 감정은 배제하고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하나 그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의 노골적 불신 “안철수로 단일화되면 서울시장 못 이겨”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 대해 변함없이 부정적으로 일관해왔다. 다수의 정치권 인사들은 두 사람이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2011년에 이미 시작과 함께 관계가 돌아섰다고 보고 있다.

당시에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안 대표는 정치권의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감을 한몸에 받고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이른바 ‘멘토’(조언자)로 불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다음해인 2012년 4월 총선에 출마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 말을 듣지 않고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직행했고, 결과적으로 무소속이던 박원순 후보에 양보를 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양보를 한 게 아니라 중도 포기를 했다고 생각했고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멀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그분(안철수)한테 ‘정치를 하고 싶으면 국회부터 들어가서 제대로 배워서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더니 (안 대표가) ‘국회의원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인데 왜 국회의원을 하라고 하느냐’고 하더라”며 “‘이 양반이 정치를 제대로 아는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자리를 떴다”고 말했었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에도 두 사람의 사이는 틀어졌다. 안 대표는 대선 후보로서 김 위원장에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직’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수락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당시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안 대표가 ‘MB(이명박) 아바타’ 어록을 남기며 패배하면서 안 좋은 기억만 남기게 됐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 탓인지,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도 안 대표에 대한 불신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급기야 공개적인 발언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에 집착하는 사람이 계속 몸이 달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제3지대 후보(안철수)로 단일화가 된다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가 없다”고 안 대표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안 대표는 날카롭게 각을 세우기보단 회피 전략을 쓰고 있다. 가령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될 수밖에 없다’고 하자, 안 대표는 “제1야당의 책임을 맡으신 분이니까 제1야당을 중심에 두고 말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얘기 아닌가”라고 입장을 내비쳤다. 더 나아가서 “어떻게 하면 힘을 합칠 것인가, 힘을 합치기 위해서 원만하고 아름다운 단일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김 위원장과) 말씀을 나눌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고도 요구했다. 김 위원장도 안 대표의 발언에 “만나러 찾아온다면 만나기야 하지 않겠나. 야권 단일화가 안된다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중구 주한유럽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현장회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호 2번이냐 4번이냐…양측 평행선

두 사람의 개인적인 악연을 차치해도, 4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확정된 시점부터 두 사람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두 당 사이에서 후보 단일화 방식은 물론, 안 대표로 단일화될 경우 기호 4번이 아닌 2번으로의 출마 여부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주장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은 야권 단일 후보는 누가 되든 기호 2번을 달아야 한다고 고수하나, 국민의당은 기호 2번만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유력 주자인 오세훈·나경원 후보도 안 대표와의 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안 대표가 기호 2번을 달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오 후보는 이와 관련해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하는 게 아마 득표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 역시 “모든 당원, 또 우리 당을 좋아하는 분들이 다 투표장에 열렬히 나가려면 2번을 달지 않은 안 후보는 제약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전문가들은 야권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단일화 협의를 계기로 관계를 회복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을 보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단일화는 될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국민적 피로감과 짜증이 반복되면서 그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대표와 일했던 사람 대부분 악연이다. 김 위원장만 그런 게 아니다. 왜 그런지에 대해선 안 대표가 고민할 문제다. 그런 상황을 김 위원장이 아니까 안 대표를 그렇게 평가하는 것이고, 안 대표가 자신의 인기가 높을 때 단일화를 하자고 하니 김 위원장이 이에 순순히 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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