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성 대선 NFT 등장에…캠프·선관위 고심 깊어졌다

대선후보 얼굴 딴 팝아트로 NFT 판매 웹사이트 생겨
사전동의 구하지 않은 사업에 시선 제각각
해외 NFT 마켓서 곤혹 겪었던 李캠프는 부정적 시선
尹캠프·선관위는 “신기술 접목 시도 낯설어…검토 중”
  • 등록 2022-01-16 오전 8:04:11

    수정 2022-01-16 오후 9:17:22

HOK팀에서 판매 중인 대선후보 팝아트 NFT 이미지. HOK 홈페이지 갈무리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대체불가능토큰(NFT)판 대통령 선거 레이스에서 현재 시각 1위를 달리고 있는 주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다. 2위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각종 현실 여론조사에서 접전 양상 속 1~2위를 기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위에 그치고 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싶을 터. 최근 대선 후보들의 얼굴을 본떠 만든 팝아트 NFT로 익명의 제작팀이 출시한 이색 이벤트의 진행 상황이다.

대선후보 팝아트로 NFT 팔고, 상금 이벤트도

지난 14일 홈페이지를 연 대선 NFT 토너먼트 프로젝트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Kard, 이하 HOK)’는 요즘 화제인 ‘대선’과 ‘NFT’를 접목한 것은 물론 ‘토너먼트’와 ‘로또 추첨’ 등 단어만으로도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콘텐츠와 방식이 집대성돼 있다.

HOK팀은 심상정 후보, 안철수 후보, 윤석열 후보, 이재명 후보, 허경영 후보(가나다순) 5명의 얼굴을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작품처럼 팝아트로 만들어 NFT 거래 플랫폼 ‘CCCV NFT’에 발행했다. 이들은 단순히 NFT 작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자체 홈페이지 내에서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두 달여에 걸친 이벤트를 지속해 진행할 계획이다.

이 NFT 이벤트는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되는 2월15일 전까지 예선과 본선, 결선으로 나뉘어서 치러진다. 우선 1차 런칭 이벤트를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했는데, 후보 5명당 각 500장씩 총 2500장의 NFT를 발행했다. 윤석열 후보가 428장으로 가장 많이 팔렸고, 안철수 후보 425장, 이재명 후보 352장, 심상정 후보 344장, 허경영 후보 332장으로 뒤를 이었다.

판매 기간이 종료되면 후보별 NFT 보유자 20명씩 총 100명을 추첨해 로또 NFT를 지급하며, 로또 NFT 소지자는 투표 캠페인 모드 안내에 따라 당첨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런칭 이벤트가 끝나고 이어지는 예선, 본선, 결선 토너먼트에서는 발행 규모의 액수가 더 커진다. 1장당 5000원이던 팝아트 NFT는 결선 기준 20만 원으로 증가하고, 발행 수도 2500장에서 2만~4만7500 장까지 확대된다.

“운영비 20% 빼고는 구매자들에게 환원 계획”

HOK팀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NFT 구매와 경쟁을 통해 온라인의 유권자 운동을 확산하고자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NFT의 소유와 공유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의 의사와 지지를 표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작한 NFT 판매금액은 제작 및 운영비에 소요된 20%를 제외한 모든 금액을 캠페인 모드의 지갑으로 이전해, 최대 총 1억원의 상금을 구매자들에게 환원할 계획이라고도 설명했다.

오픈씨에 올라왔다 삭제된 이재명 후보 NFT. 여당에서는 이를 두고 윤석열 후보 측의 정치공작이라며 비판했다. 오픈씨 화면 갈무리/김정태 교수 제공


NFT 선거 캠페인에 이재명은 긴장, 윤석열은 관망

해당 홈페이지의 등장에 가장 긴장한 곳은 이재명 캠프다.

이 후보 선대위 미디어·ICT 특별위원회는 지난 13일 ‘NFT 긴급 진단 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대 규모의 NFT 플랫폼 ‘오픈씨’에 올라왔다 삭제된 이 후보의 각종 욕설과 비방 이미지, 영상을 담은 NFT 9종을 두고 ‘정치공작’ 행위로 지목한 바 있다.

미디어·ICT 특위 내 고삼석 전략기획단장과 김정태 디지털콘텐츠단장은 개인 페이스북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위험천만한 좌표찍기”라고 비판하며, 해당 NFT를 윤 캠프의 작전으로 봤다.

김정태 단장은 “각 캠프에 먼저 사전동의를 받지 않고 사적인 판매 목적으로 대선후보들을 활용한 것은 초상권, 저작인격권, 선거법 등에 저촉될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우리뿐 아니라 각 후보 캠프와 선관위에서도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추후 법적 이슈가 생기면 구매자 입장에서는 자칫 재산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으니 유의해달라”고 밝혔다.

한 차례 NFT 콘텐츠로 곤욕을 치렀던 터라, 이번 사안 역시 여론조작의 한 형태로 활용될 소지도 눈여겨 보고 있는 눈치다.

윤석열 캠프는 상대적으로 관망세다. HOK 홈페이지를 본 관계자는 “재밌는 시도처럼 보인다”며 “여러 사안을 추가 검토해보겠지만, 캠프 차원의 대응까진 없을 것 같다”고 평했다.

각 캠프의 문의에 선관위도 조사에 착수했다. 선관위 측은 “처음 보는 형태여서 검토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NFT가 새로운 선거운동 방식으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 같다. 검토 후 각 캠프에 회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법 전문가인 구태언 변호사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적다는 견해다. 그는 “일종의 차용미술의 한 종류인데 작가적 정신을 발휘해 새로 창작을 한 것이기 때문에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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