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의 눈 가진 정치인', 예술위원장으로 올 필요 있어"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인터뷰]②
최근 대학로 예술가의 집 공간 재배치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 위한'예술나무 라운지' 마련
"나주 청사 비효율적…서울 근무 인원 늘릴 것"
  • 등록 2023-04-13 오전 5:42:58

    수정 2023-04-13 오전 5:42:58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본사는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있지만 정병국(65) 예술위 위원장은 1주일의 절반 이상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보내고 있다. 예술위의 주요 사업 수혜자인 예술인과 만나기 위해선 서울에 자주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위원장 선출 이후 예술가의 집 공간 재배치에 나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최근 예술가의 집에서 만난 정 위원장은 “예술가의 집 2층에 만드는 ‘예술나무 라운지’를 통해 1주일에 하루 시간을 정해 예술인과 편안하게 만나고자 한다”며 “직접 바리스타가 돼 라운지를 찾아온 예술인들에게 커피도 내려주고 함께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위는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를 위해 ‘예술나무 운동’ 사업을 하고 있다.

‘예술나무’는 예술위가 2012년부터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를 위해 진행 중인 캠페인이다. 정 위원장은 현재 900억 원에 불과한 문예기금 확충을 위해 ‘예술나무’ 캠페인을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예술나무 라운지’ 또한 문화예술 후원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예술위 위원장실도 1층에서 2층으로 공간을 옮겼다. 예술가의 집을 찾아오는 예술인들과 보다 편안하게 만나기 위해서다. 1층은 공유 사무실처럼 청년 예술인을 위한 라운지로 만든다. 정 위원장은 “발상의 전환만 있으면 공간을 충분히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그동안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며 “누군가는 나를 ‘이단의 눈을 가진 정치인’이라고 말하지만, 이런 사람이 (예술위원장으로) 올 필요성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현재 예술위 조직이 지닌 가장 큰 문제로 나주 청사를 거론했다. 예술위는 지역균형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따라 2014년 전남 나주로 이전했다. 현재 일부 직원만 예술가의 집,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서 일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나주에 제대로 된 공연장이 없는 상황에서 예술위 직원들에게 이곳에서 문화행정을 하라는 것은 ‘눈 감고 일하라’고 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260여 명 직원 중 30~40명이 매일 같이 서울로 출장을 오가고 있는 것도 시간과 예산 낭비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청사를 다시 서울로 이전할 수 없는 만큼 당장은 서울에서 필요한 인원을 최대한 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서울 지역에 꼭 필요한 부서는 이에 맞게 인원 구성을 해달라고 중앙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위원장이 되기 전까지 국회의원으로, 문체부 장관으로 예술위를 가까이 접했다. 특히 국회에 있을 때는 국정감사 때마다 피감기관인 예술위에 대한 민원과 투서가 쏟아지는 이유가 궁금했단다. 정 위원장은 “위원장이 돼 대국민 현장 업무 보고를 다니며 예술인들을 만나보니 이들의 예술위에 대한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았다. 그럼에도 불만이 나오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라며 “어떻게 하면 예술인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위는 과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집행 기관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후 수 차례의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책을 수립했지만, 여전히 문화예술계와의 신뢰 구축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 위원장은 “블랙리스트 문제는 처리 과정도 미숙했고, 그로 인한 후유증도 있다는 것을 위원장이 되고 나서 알게 돼 놀랐다”며 “문화예술은 정치의 관여를 받아서는 안 되며, 앞으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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