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300조 시장 키운다…업계는 반신반의

금융위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 3분기 시행
운용 규제 완화해 투자 비중·상품 확대키로
수익률 괜찮은 연금상품 통한 노후 대비 취지
업계 “방향 공감하지만 ‘찔끔 개정’ 효과 미미”
  • 등록 2023-06-02 오전 12:30:00

    수정 2023-06-02 오전 12:30:00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300조원대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규제를 풀어 투자 비중·상품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민연금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수익률이 괜찮은 연금 상품을 통한 노후 대비도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시장을 활성화하고, 괜찮은 연금 수익률이 나오려면 더 과감한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금융위원회는 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금융위는 내달 2일까지 입법예고를 완료한 뒤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 의결을 거쳐 올해 3분기(7~9월) 중에 시행할 예정이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사진=이영훈 기자)


금융위가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은 커지는 퇴직연금 시장의 요구를 수용한 조치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8년 190조원에서 2022년 335조원으로 4년 새 76%나 불어났다. 1인당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4787만원에 달했다. 개인당 5000만원씩 퇴직연금을 굴리다 보니, 수익률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관련해 금융위는 유연하게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운용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계열사 증권에 대한 편입 한도(적립금 대비 10%)를 확정기여(DC)형은 20%, 개인(IRP)형은 30%로 올리기로 했다.

예를 들어 현재는 IRP형 계좌를 통해 A 자동차의 계열사인 B 중공업 발행 회사채를 퇴직연금 적립금의 10%까지만 담을 수 있다. B 중공업이 우량 기업이어서 비중을 늘리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이번 제도개선에 따라 앞으로는 A 중공업의 회사채를 30%까지 편입할 수 있다.

확정기여(DC)형의 경우 특수채·지방채의 투자 한도를 현행 30%에서 50%로, 채권혼합형펀드의 주식 편입 한도를 40% 이내에서 50% 미만으로 높인다. 아울러 퇴직연금 적립금의 100%까지 편입 가능한 상품군도 확대한다. 이 결과 국채·통안채 등을 담보로 한 익일물 환매조건부매수계약, 기금융집합투자기구(MMF) 등이 추가된다.

일시금이 아닌 연금 형태로 퇴직연금을 수령하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관련해 금융위는 내년 이후에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을 도입할 예정이다.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은 운용 실적에 따라 연금을 지급하되, 운용 손실이 발생해도 일정 금액을 보증하는 상품이다.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시장을 활성화 하는 정책 방향에 공감하고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실제적인 정책 효과에는 의문이 많은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에 비율 조정 등 세세한 실무 내용이 많다 보니, 퇴직연금 고객이 뚜렷하게 체감할 만한 정책 변화가 안 보인다”며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을 새롭게 도입하면 고객 민원이 많이 발생할 수 있어,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선진국은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세세하게 퇴직연금 운용 규제를 하는 곳이 없다”며 “퇴직연금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운용 규제를 최대한 없애고,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대부분을 철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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