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1년 12월 22일자 6면에 게재됐습니다. |
겨울방학을 이틀 앞둔 21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안산초등학교에서 만난 5학년 홍서희 양은 신나게 토요일 계획을 말했다. 홍 양은 이번 2학기부터 실시된 주 5일 수업제에 대해 부모님들도 좋아하신다면서 아무런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았다. 안산초등학교는 이번 학기부터 주 5일 수업제를 도입한 시범학교다.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시행될 주 5일 수업제를 앞두고 일선 학교에선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자율 시행이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주 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 학생들 "수업 부담보다는 토요일 쉬는 게 좋아" 주 5일 수업제 도입에 따른 주된 문제점은 저학년 어린이들의 학습 부담이 커진다는 점과 맞벌이 가정 자녀들이 방치될 수 있다는 점 등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학생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2학년에 재학 중인 유지수 양은 "토요일에 쉬니까 좋다"며 토요일에 비즈공예 수업에 참여하는데, 엄마도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6학년에 재학 중인 이종원 군도 "토요일날 쉬면서 할 수 있는 게 많다"며 장점을 늘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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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토요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주 5일 수업제 정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토요 프로그램으로는 스포츠 교실과 국악교실, 음식만들기, 생명과학, 비즈공예, 축구교실 등 6가지가 마련돼 있다. 음식만들기와 비즈공예 등 재료비가 들어가는 수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료다.
김일하 교장은 "기존에 4개였던 프로그램을 6개 부서로 늘렸고, 행정구청과 시교육청에서 지원을 받아 주말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하고 있다"며 "11월 말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부모와 학생 87%가 주 5일 수업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물론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이 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소민 양은 "토요일에 집에서 수영이나 영어수업을 받고 있긴 하지만 심심하다"고 말했다.
◇ 자리잡으려면 안전관리·유관기관 협조 강화 필수 주 5일 수업제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안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안산초교에선 토요일에 어린이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토요 프로그램 강사 외에도 교장과 교감, 관리직원, 교사 등 4명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 등교시간에 어린이가 도착하지 않았을 경우엔 곧바로 가정에 연락을 취해 소재를 파악하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학교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 교감은 "프로그램 등을 학교 혼자서 감당하기엔 벅차다"면서 "유관기관이나 체험관 등에서 협조해야 하고, 일부 사회기관에서도 흡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내년 초 시청과 자치구청, 경찰청, 청소년 수련 관련기관 등과 간담회를 열어 지원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