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보험금’ 3년 만에 50배 늘어난 갑상선 수술비

상반기 실손 합쳐 700억원 넘게 보험금 지급
수술 불필요해도 과잉진료하는 곳들 생겨나
  • 등록 2021-10-01 오전 5:11:00

    수정 2021-10-01 오전 5:11:00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일부 의료기관의 ‘백내장 과잉진료’로 속을 태운 보험사들이 이번엔 ‘갑상선 수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병원들이 실손보험 및 수술비 담보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 과잉진료를 하고 있는 탓이다. 상반기에만 관련 보험금으로 무려 700억원이 넘는 돈이 보험사에서 나갔다.

불필요한 수술 늘어…보험금 지급 3년새 5400% 증가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과 수술비정액담보(보험)에서 갑성선결절(혹)로 인한 고주파절제술 관련 보험금은 75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211억원에 비해 259.7%가 늘어난 수치다.

실손보험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138억원의 보험금이 나갔는데, 올해 상반기 23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수술비 담보에서는 지난해 73억원 수준 정도 나가던 보험금이 올해 상반기 528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 2018년 상반기 금액(9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50배, 약 5400%가 넘게 증가한 셈이다.

갑성선결절 고주파절제술이란 갑상선에 생긴 결절 내부에 특수 바늘을 찌른 후 고주파를 이용해 열을 발생시켜 태워 없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이 수술은 실손보험을 통해 실제 나간 치료비는 물론 수술비 담보 특약에 가입돼있다면 적게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수준의 보험금 수령이 가능하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문제는 일부 병원과 환자들이 더 많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과잉진료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 상선 결절이 그 크기가 매우 작아 치료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고주파절제술을 남발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갑상선영상의학회 고주파절제 권고안에 따르면 갑상선 결정 크기가 2cm 이하는 크기 증가가 있더라도 추적관찰을 권고토록 돼 있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크기가 2mm 등의 확인하기 어려운 결절에도 환자에게 실손보험과 수술비 담보 가입여부를 묻고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갑상선 관련한 보험금 지급이 특정 병원에만 몰리고 있다는 점도 과잉진료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보험업계는 지목하고 있다. A보험사 자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지급된 감상선 관련 수술비 담보 보험금 지급액 중 73%가 10개 병원에 쏠려 있었고, 이중 한 병원이 25%나 차지했다.

손해율 상승…선량한 소비자 가입제한으로 이어져

갑상선결절 고주파절제술과 관련한 보험금 청구가 급증하자 현재 주요 보험사들은 자체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 등을 통해 갑상선결절 고주파절제술과 관련해 집중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B보험사는 갑상선결절 고주파절제술 보험금을 타기 위해 병원과 브로커가 연계한 사례를 잡아내 고발했다. 그룹채팅방을 이용해 특정 설계사를 통해 환자를 유치한 뒤 업계에 고액의 수술비담보를 가입시키고 브로커가 지정한 병원으로 수술받는 방식이다. 브로커 알선은 불법이다.

또 초음파검사를 먼저 시행해 갑상선결절을 확인했으나 이후 검사 이력을 삭제하는 등 ‘재진을 초진’으로 조작해 보험금을 편취 하는 경우, 전문의가 수술하지 않았음에도 다른 의사의 이름을 빌려 가며 수술한 것처럼 의료기록을 꾸미는 등의 사례를 발견해 고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보험금 누수는 결국 보험료 인상과 보험가입 제한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 지난 6월부터 가동 중인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꾸린 ‘보험금 누수방지 태스크포스(TF)’는 실손보험가입자의 질병 수술비 담보 가입을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기존에는 실손보험이 있는 사람이어도 수술비 담보가 있는 보험 가입에 제한이 없었지만, 5~6개 등의 제한을 둬서 새는 보험금을 막겠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병원과 환자들의 보험사기 및 과잉진료는 실손의료비를 포함한 장기보험의 손해율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보험사 손실에서 끝이 아니라 고객들의 보험료 상승과 가입제한으로 피해가 돌아간다”이라며 “이미 실손만 봐도 판매중단을 보험사들이 나타나며 선택권을 줄이고 있고, 가입문턱도 높아져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 '내려오세요!'
  • 행복한 강인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