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T 소재를 만드는 공장에 들어서니 후끈한 열기가 몸을 덮쳤다. 유리를 녹이는 과정에서 발생된 열기가 공장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GMT 소재는 유리와 플라스틱을 열로 녹여 섞는 방식으로 제작하는 특수 소재다. 강철 수준의 강도를 지니고 있음에도 무게는 70%에 불과해 자동차 범퍼나 시트백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원료로 사용되는 유리섬유는 마치 실타래와 같은 모습이었다. 겉만 봐서는 도저히 유리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이 유리섬유를 잘게 잘라 솜처럼 만들어 두루마리처럼 말아놓은 것이 유리 매트다. 유리매트는 GMT의 강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솜처럼 생겨 부드러울 줄 알고 손으로 만져보니 꽤 까슬까슬했다. 현장 직원은 “자칫 손에 박힐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주의했다.
유리매트 위로 투명한 폴리프로필렌(PP)수지가 입혀지고 다시 유리매트가 까릴고 PP수지가 입혀진다. 이후에는 200℃ 이상의 뜨거운 열과 압력을 이용해 두 원료를 합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 것이 GMT 소재다. 한화첨단소재는 1994년부터 GMT를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는 세계 최대 GMT 생산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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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WRT 공정은 기본적으로 GMT와 비슷하다. 원료도 같으며 생산 방식도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압축률이 GMT의 절반 정도이기 때문에 같은 크기일 때 가벼우면서 다양한 성형이 가능한 것이다. 눈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눈을 세게 뭉칠수록 단단하고 무거워지지만 약한 힘으로 뭉치면 가볍고 모양이 흐트러지기도 쉬운 것과 같은 이치다.
마지막으로 둘러본 전기회로소재공장은 전기회로소재 특성상 작은 먼지라도 불량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방진복을 입고 공장에 들어가야 했다. 처음 입어본 방진복은 몹시 답답했다. 공장에는 창문도 없어 답답함이 더해졌다. 공장 내부는 다른 곳과 달리 내부 기압이 좀 더 높았다. 먼지를 아래로 내려보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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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회로를 만드는 공정은 간단하게 말해 노란색 회로보호필름과 접착제와 동판을 결합하는 과정이다. 섬세함이 요구되는 모든 공정은 기계화로 제작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전기회로소재는 연간 25만5000㎢이다. 주요 고객은 회로기판을 만드는 연성인쇄회로(FPC)회사들이며 최종고객으로는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요자라고 할 수 있다.
공장 관리와 경영전략을 맡고 있는 강희준 상무는 “자동차 연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량화 소재에 대한 수요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경량화소재를 선도하고 있는 한화첨단소재가 3조원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