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겁난 존슨‥브렉시트 이끌 차기 英총리 불출마 선언

사의 표명한 캐머런 총리 "브렉시트는 차기 총리 몫" 공 넘겨
탈퇴진영 수장 존슨 전 런던시장 돌연 불출마 선언 "옆에서 돕겠다"
여성인 메이 장관 차기 총리로 급부상.."연말까지 50조 발동 안해"
  • 등록 2016-07-01 오전 1:46:48

    수정 2016-07-01 오전 2:24:28

차기 영국의 총리 경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진영의 수장인 보리스 존스(52) 전 런던시장이 돌연 차기 영국 총리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승리로 이끌며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떠오른 인물이다.

30일(현지시간) 존슨 전 시장은 “동료들과 논의하고 영국 의회의 여건들을 고려해 내가 총리가 될 사람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깜짝 발표했다.

그는 “내 역할은 차기 보수당 총리를 최대한 도와 영국 국민들이 국민투표로 보여준 브렉시트에 대한 요구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전 시장은 선두에서 영국의 브렉시트를 이끌었지만, 막상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영국의 브렉시트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유럽연합 잔류를 주장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사의를 표명하고 탈퇴 협상의 시작을 알리는 통보는 차기 총리가 맡아야 한다며 공을 넘겼다. 존슨 시장이 차기 총리가 되면 2년에 걸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과정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영국의 탈퇴를 이끌었지만 ‘설거지’는 하지 않겠다는 게 존슨 전 시장의 속내인 셈이다.

영국 내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직 기자 출신인 존슨 전 시장에 대해 “존슨과 같은 언론인은 좋은 총리가 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FT의 앨런 비티 국제경제 편집자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영국의 미래가 존슨 전 시장의 손에 달렸다는 결과가 나왔을 때 등골이 가장 서늘해진 이들은 언론인이었다”면서 “존슨 전 시장이 기자 시절 사안을 단순화하고 과장하는가 하면 조금이라도 가능하면 진실을 늘어뜨리는 견강부회의 달인이었다”고 조롱했다.

차기 영국 총리 후보로 떠오른 테레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사진=AFP)
존슨 전 시장이 빠지면서 차기 총리 후보로 테레사 메이(59) 내무장관이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보수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메이 장관이 31%로 1위를 차지했다. 로이터통신은 “존슨 전 시장의 불출마로 메이 장관이 최우선 후보가 됐다”고 평했다.

성공회 성직자의 딸로 태어난 메이 장관은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을 거쳐 민간기업에서 금융 컨설턴트로 일했다. 런던의 한 기초의원을 지낸 뒤 1997년 총선에 나서 하원에 입성했다. 2010년 보수당이 정권을 잡은 이후 내무장관에 기용돼 지금까지 맡고 있다.

강경한 업무처리 스타일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이 장관이 당선되면 대처 이후 26년만에 영국의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메이 장관은 영국의 유럽연합에 잔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적극적인 투표 운동에 나서지 않은 인물이다. 이민 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 장관은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영국 기업이 (유럽연합의) 단일시장과 상품 및 서비스 교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민자 통제를 되찾는 것이 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연합에 탈퇴 의사를 통보하는 리스본 조약 50조를 “연말 이전에 발동돼선 안 된다”면서도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뜻한다. 유럽연합 잔류를 위한 시도는 없어야 하고, 백도어(뒷문)를 통해 재가입하려는 시도도 없어야 한다. 제2의 국민투표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슨 전 시장과 함께 탈퇴 진영을 이끌었던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도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들었다. 고브 장관은 “EU 탈퇴가 더 나은 미래를 줄 것이라고 주장해온 존슨 뒤에서 팀을 이뤄 돕기를 원했지만 그가 리더십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영국 노동당 대표는 오는 9월9일 당원 투표를 통해 확정된다. 선출된 대표는 캐머런 총리의 뒤를 이어 영국 총리에 올라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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