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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충북 제천 바이오밸리 엔켐 본사에서 만난 오정강 대표는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은 향후 200조원 시장까지 확장될 수 있는 분야인만큼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해 2012년 창업,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엔켐은 1990년대 삼성SDI(옛 제일모직)에서 국내 최초로 2차전지 핵심소재인 전해액을 개발했던 오 대표 등 연구원들이 2012년 설립한 중소기업이다. 현재 LG화학(051910),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 2차전지 업체들에게 전해액을 공급하고 있다. 제천에 각각 연간 5000톤 규모인 1·2공장을 운영 중이며 충남 천안 풍세산업단지에는 연간 2만톤 규모의 3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전해액은 전기를 축전한 2차전지가 다시 전류를 공급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핵심소재다.
오 대표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중국업체들의 전해액들이 다수 유입되는 상황이 발생해 우려가 컸었다”며 “몸 담고 있었던 삼성SDI가 2000년대 후반 전해액 사업에서 철수했는데 나를 포함한 연구원들 일부는 이 사업에 미련이 있었다. 우리가 주도해서 전해액을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현재 엔켐은 전세계 ‘빅7’ 2차전지 제조업체(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CATL(중국)·리센(중국)·파나소닉(일본)·AESE(일본)) 가운데 4개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많은 2차전지 소재업체들이 있지만 엔켐은 전해액 원료를 시작으로 제품 개발 및 합성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일반적으로 전해액은 합성, 정제, 공정, 개발기술 등이 세분화돼 관련 업체들이 각각 제공하는 식이다.
오 대표는 “창업 초기 3년간은 초기 자금이 별로 없어 많이 힘들었다”며 “지역자체단체 정부에서 발주하는 기술개발 과제 등으로 연명하며 전해액 개발에 몰두했다”고 밝혔다. 이어 “맨땅에 헤딩하듯이 과거 십수년간 삼성에서 일했던 인적 네트워크를 100% 활용했다”며 “고객사들이 원하는 자잘한 요구조건들까지 모두 맞춰주며 고객층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메이저 4대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자 매출액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2012년 2000만원이었던 엔켐의 매출액은 2013년 20억원, 2014년 50억원, 2016년 200억원까지 증가했고 지난해엔 250억원까지 기록했다.
오 대표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LG화학 전지 수주가 늘면 늘수록 올해 말 준공할 엔켐 폴란드 공장은 유럽 2차전지 소재시장 거점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며 “코스닥 상장도 당장 내년부터 준비해 오는 2020년까지 마무리지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