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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새누리당의 보수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은 그의 차기 대권가도와 뗄려야 뗄 수 없다. 7·30 재보선에서 당의 끈질긴 구애를 뿌리치면서까지 ‘손학규식’ 민생행보를 고집했던 그가 돌연 여의도 정가에 8년 만에 복귀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각종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죄인된 심정으로 수락한다”는 말과 함께, 김문수가 돌아왔다.
김 전 지사는 올해로 63세다. 대선이 열리는 3년뒤 2017년에는 66세. 차차기를 노리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나이다. 이번 대선이 그에게는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선거인 셈이다. 실제 그는 대권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 2012년 대선 경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추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대권 행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그가 보수혁신위원장을 맡는 것도 대권을 위해 중앙정치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그는 경기지사에 당선된 2006년부터 여의도와 떨어져있었다. 당내 기반이 뚜렷하지 않은 이상 더는 시간을 보내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을 수 있다. 게다가 ‘혁신’을 전담하는 일 자체가 ‘김문수’ 브랜드와 맥을 같이 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지사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개혁 성향이 뚜렷해 언제나 여권의 비주류로 분류돼왔다.
김 전 지사의 이번 복귀가 잠재적 라이벌인 김무성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51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현재 여권 대권주자 1·2위다. 지난 13~14일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를 보면, 여권 대권후보 적임자로 김 대표(15.4%)와 김 전 지사(10%)가 수위를 다투고 있다.
일단은 ‘윈윈’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최대계파인 친박의 견제를 피해 두 사람이 확고한 대선주자급으로 올라서는 동반상승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다만 보수혁신위 운용과정에서 각종 정치적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테면 쉽사리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보수혁신위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그 책임소재를 두고 마찰이 벌어질 소지도 있다.
김 전 지사는 그간 항상 비주류였지만 현재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몇 안되는 여권 인사로 꼽힌다. 그의 개혁 성향이 8년 만에 돌아온 중앙무대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대권행보의 본격 출발선에 선 김 전 지사에게 여의도 정가의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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