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오디션' 뚫은 4인의 엔젤…"짜릿한 재즈에 빠져보실래요?"

김찬례·윤지인·황두현·이준성 4人 인터뷰
재즈 감성 물씬…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반짝이 옷이 무대 오르면 그냥 즐기세요"
  • 등록 2019-09-02 오전 12:30:03

    수정 2019-09-02 오전 12:30:03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의 재즈 보컬 ‘엔젤’ , 사진 왼쪽부터 이준성, 김찬례, 윤지인, 황두현(사진= 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을 봤다면 절대 머릿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얼굴들. 바로 4인조 재즈 보컬 ‘엔젤’(김찬례· 윤지인· 황두현· 이준성)이다. 화려한 ‘반짝이 옷’을 걸치고 극의 시작과 끝에 등장해 스캣(Scat·의미 없는 음절로 노래하는 재즈 창법)을 흥얼거리는 엔젤은 재즈 감성이 물씬 베인 ‘시티 오브 엔젤’의 색깔을 명확히 드러낸다.

엔젤의 프롤로그 스캣이 “지금부터 우리는 재즈를 할 거야. 잘 들어봐”라고 말하는 천사들의 속삭임이라면, 엔딩 스캣은 “어땠어? 우리 괜찮았어?”라고 관객들에게 묻는 것 같다. 최재림·강홍석·테이·이지훈·김경선·박혜나 등 내로라 하는 뮤지컬 배우들이 무대를 꽉 채우는 ‘시티 오브 엔젤’이지만,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배역은 단연코 ‘엔젤’이다.

지난 달 28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4명의 엔젤은 재즈 그루브 만큼이나 유쾌한 에너지가 넘쳤다. 방금 뮤지컬을 찢고 나온 듯, 극에서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 밝고 활기차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 동안 때론 티격태격 하면서도, 서로를 추켜세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찰떡 캐미(궁합)’가 따로 없다. 한 달 여에 걸쳐 진행된 세 차례의 ‘지옥 오디션’을 통과해 무대에 선 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척 두터워 보인다.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프롤로그. 4명의 재즈 보컬 ‘엔젤’이 등장해 스캣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사진= 샘컴퍼니)
오디션 지원자만 무려 665명. 쟁쟁한 실력을 갖춘 지원자들과의 경쟁도 버거웠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다바라바 두’ 같은 스캣 음절만 쓰인 악보를 던져준 채 “한 번 해봐”라던 김문정 음악감독의 오디션 방식이었다. 황두현은 “지옥 같았다”며 고개를 흔든다. 이준성은 “처음 악보를 받았을 땐 ‘어쩌라는 거지?’라는 생각만 들었다”라며 웃었다.

4명의 엔젤은 음색과 감정표현, 가창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깐깐한 심사를 거쳐 선발됐다. 맏이인 김찬례는 “지옥 오디션이 줬던 심적 부담감마저도 즐길 줄 아는, 제대로 놀 줄 아는 배우들이 모였다”라고 평했다. 윤지인은 “우린 ‘불협’에서 나오는 ‘화음’”이라면서 “각기 다른 네 명의 음색이 모여 재즈 화음이 만들어질 때 정말 짜릿한 쾌감이 밀려온다”라고 부연했다.

배우들은 엔젤 역을 소화하기 위해 1950년대 전설적인 재즈 보컬 트리오 ‘헨드릭스, 램버트 앤드 로스’와 ‘잭슨 파이브‘ 등의 음악을 수없이 들었다고 한다. 김찬례는 “그들을 보며 재즈 음악의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윤지인은 그런 김찬례를 가리키며 “일상에서도 흥을 주체하지 못하는 (찬례) 언니의 감성을 따라 하려 애썼다”며 활짝 웃었다.

엔젤은 단순히 흥을 돋우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결정적 단서를 던져주거나,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해 주는 것도 엔젤 몫이다. 극중 주인공인 사립탐정 스톤의 집에 괴한들이 침입했을 때 엔젤이 부르는 넘버(삽입곡) ‘제발 몸 조심’이 대표적이다. 엔젤은 이 곡에서 “언제나 긴장을 놓지 말아/위험하다 싶으면 도망가 멀리/제발 조심해”라며, 앞으로 벌어질 ‘위험’을 경고한다. 또 스톤이 실종된 멜러리를 찾기 위한 수색에 나설 때에는 엔젤이 넘버 ‘어딘가에 분명히 있어’를 부르면서 스톤에게 멜러리의 위치에 대한 힌트를 준다.

현실(Real)과 영화(Reel)로 이루어진 극중극 형태의 ‘시티 오브 엔젤’에서 두 개의 세상을 넘나들면서 극을 풀어가주는 캐릭터가 ‘엔젤’이다. 엔젤이 부르는 재즈 넘버만 귀 기울여 들어도 ‘시티 오브 엔젤’을 이해하는데 충분할 정도다. 엔젤 배우들은 ‘시티 오브 엔젤’의 관람 팁으로 “반짝이 옷이 무대에 오르면 그냥 즐겨라”라고 입을 모았다. 엔젤이 무대에 오르면 느낌가는 대로 몸을 흔들거나, 흥겹게 박수를 치는 공연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것이 바로 ‘재즈’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의 4인조 재즈 보컬 ‘엔젤’ , 사진 왼쪽부터 황두현, 김찬례, 윤지인, 이준성(사진=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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