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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멀리서 볼 땐 마티에르 때문인가 싶다. 손가락 끝을 부르는 오톨도톨한 입체가 보이는 게. 그런데 한 걸음씩 다가서면 의외의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입체이고 싶은 평면의 꿈을 보게 되니까. “우리는 입체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갖고 평면에서 태어났다”고. “평면의 조직과 두께는 공간을 향해 나아가기를 희망했다”고.
작가 신성희(1948∼2009)가 길지 않은 생애 중 절반인 30여년 화업 내내 고민한 문제는 ‘회화가 뭔가’란다. 그저 캔버스와 물감에 순응했다면 피해 갈 수 있었던 일이다.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현대서 여는 기획전 ‘신성희 10주기: 연속성의 마무리’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오일. 162×130㎝. 유족 소장. 갤러리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