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은 13일 정씨 재판과 관련한 입장을 전했다. 법원은 “해당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의 요건인 ‘공소사실의 동일성’에 관하여 법리적인 검토를 거쳐 이에 관한 결정을 하였을 뿐”이라며, 정씨 재판과 관련, 검찰 측 공소장 변경 요청을 불허한 데 아무런 하자도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법원은 “사법부의 판단에 합리적인 비판은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언론 등에 게재된 바와 같이 재판장이 해당 사건의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거나, 재판장이 그간 진행하였던 사건 중 소수의 사건만을 들어 이념적으로 편향되었다고 하는 것은 판사 개인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자 재판의 독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음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최근 형사합의25부 송인권 부장판사가 정씨 재판에서 잇따라 검찰의 기소 절차 문제를 지적하며 검찰 측 공소장 변경 요청도 불허한 것과 관련, 일부 매체 등에서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된 것을 의식해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 최근 판사 출신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부를 비난하며 검찰에 기피 신청을 종용하는가 하면, 이날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는 “처음부터 ‘무죄 결론’을 내리고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불허했다”며 재판부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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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여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 후 압수수색 등을 통해 수집한 증거는 사용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실제 2009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헌법상 보장된 적법절차의 원칙과 재판받을 권리 등을 고려할 때 공소 제기 후에는 검사가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고 보며, 공소 제기 후 압수·수색으로 수집된 증거는 유죄 판결에 증거능력을 가지지 않는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역시 “공범과 범행일시, 장소, 방법, 행사목적이 중대하게 변경돼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허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최초 사문서위조 혐의 공소장에는 정씨가 “성명불상자와 공모했다”가 적고 범행 일시도 2012년 9월로 잡았으나, 이후 추가 기소 때는 공범을 딸로 특정하고 위조 시점도 2013년 6월로 바꿨다. 범행 방법도 ‘직인 임의 날인’에서 ‘컴퓨터 이미지 파일을 이용한 표창장 위조 출력’으로 변경했다.
다만 검찰과 재판부 결정에 비판적인 측에서는 ‘정씨가 딸의 입학 등 학업 상황에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대학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핵심적 범죄 사실이 뚜렷하므로, 공소장 변경을 허용치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