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대신 빚 늘려라…여행업계 “벼랑으로 내모는 꼴”

하나투어 직원들이 하나투어 본사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정부가 관광업·스포츠업 등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업종에 대해 금융 부담 경감과 융자 확대 등 금융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특히 피해가 심각한 관광 사업체의 금융 부정부가 관광업·스포츠업 등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업종에 대해 금융 부담 경감과 융자 확대 등 금융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특히 피해가 심각한 관광 사업체의 금융 부담을 낮추기 위해 179억 원 규모로 관광기금 융자금에 대한 이자를 감면한다. 또 정부가 손실보상제 사각지대에 있는 관광·여행업계 등 1%의 초저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특별융자를 지원한다. 여행업계는 “더이상 빚을 늘리는 것은 여행업계를 벼랑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3일 ‘손실보상 비대상 업종 지원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 업체 10만개에 총 2조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회복지원 방안’ 가운데 하나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관광업 등 손실보상 비대상 업종에 대해 올해 기준 대출잔액 규모 전체(3조 6000억원)에 대해 금리를 최대 1%포인트까지 인하한다. 이번 대책으로 약 6000개 사업체가 평균 월 20만 원의 이자 부담 경감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상환 예정인 관광기금 융자원금의 상환 1년간 유예한다. 이를 통해 약 3000개의 관광 사업체가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외에도 1%의 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일상회복 특별 융자’도 활용할 수 있다.

정부의 이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행업계는 현금 직접 지원이 아닌 상환 의무가 있는 대출 지원이라는 점에서 피해 회복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여행사 대표는 “코로나19로 관련 업계 대부분이 이미 대출을 꽉 채워 받은 상태”라면서 “금리를 내려 이자비용을 줄이는 일은 고마운 일이지만, 현금 지원이 아닌 다시 빚을 내라는 것은 지원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우리 중소 여행사들은 이미 2년간 영업을 아예 못했는데, 이는 누구의 책임인가”되물으며 “우리 중소여행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보다”고 울분을 통했다.

정부의 특별 융자 혜택도 받기 쉽지 않다는게 여행업계의 지적이다. 구정환 한국여행업협회 과장은 “특별융자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기존 대출과 신용을 감안해서 은행이 대출을 해주는데, 기존 대출이 있는 여행사들은 신용도가 낮아 이마저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실질적인 현금지원도 중요하지만, 영업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구 과장은 “여행사들이 앞으로 영업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추가로 대출을 받던지 할텐데, 정부는 계속 대출을 받아서 버티라고만 하는 상황”이라면서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대출을 갚을 수 있는데, 지금은 유지조차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정부 부처 간 엇박자도 여행업계 회복에 방해가 있다는 주장이다. 구 과장은 “한쪽에서는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 협약을 통해 여행을 가라고 독려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여행을 가지 말라고 한다”면서 “국민들은 정부가 발표하는 것을 믿는데, 도대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교부는 우리 국민의 전 국가·지역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를 12월13일까지로 다시 연장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여행자제~철수 권고에 준하는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