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1억명 요우커 발길 잡아두려면

  • 등록 2014-09-22 오전 6:00:00

    수정 2014-09-22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성재 산업2부장] 중국 관광객(요우커)이 올해 1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요우커가 432만명에 이른다고 하니 이들의 엄청난 식욕은 이제 전 세계를 집어삼킬 듯하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10월까지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500만명을 넘어서 연말까지 600만명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일 국가로는 처음이다. 게다가 지난해 한국에서 이들이 지출한 비용은 1인당 236만원에 달한다. ‘요우커가 떠나면 한국 내수시장이 죽는다’는 말이 최근 심심찮게 나올 정도다.

올해도 국경절(10월 1~7일) 동안 16만명의 요우커가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국내 유통업계가 들뜬 마음으로 요우커 맞이에 여념이 없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상승세와 긍정적인 시장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대부분 ‘자신이 없다’는 의견이다. 결국 국내 유통업계가 당장 풀어야 할 과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첫째, 고급화·차별화 전략이다. 요우커는 사회·경제적으로 하나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그룹이 아니다. 자칫 한국에 관광을 오는 그들이 비슷한 배경을 지니고 있을 것이란 생각은 상당히 위험하고 무모하다. 유통업계가 소비자를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세세하게 분류해 공략하는 것은 이미 마케팅 상식. 이 잣대는 이제 요우커의 소비성향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한국을 다시 방문할 때는 더 이상 동일한 저가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로 그에 따른 제품의 고급화와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관광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요우커가 한국관광에서 얻는 만족 정도는 아직도 밑바닥 수준이다. 저렴한 관광 패키지로 요우커를 한국에 유입시키는 여행사들의 전략은 다다익선에 기반한다. 하지만 유통업계의 요우커 공략까지 그 경로를 따라서는 곤란하다. 매장에 방문하는 단 한 명의 요우커라도 감명을 받고 재방문이 가능하도록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일에 절실히 매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현장에서 경험에 의한 만족도가 크지 않다면 요우커를 통한 한국유통의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

셋째, 상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이다. 한국의 일부 유통기업은 이미 중국의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해 잠재적 요우커와 소통하고 있다. 이 과정은 내일의 요우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직접적으로 알아내는 통로가 될 수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통회사와 소비자의 소통시스템은 갈수록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전망이다.

넷째, 소비트렌드를 예측하는 일이다. 유통기업들은 현재 출시해 놓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하는 전략보다 요우커의 실제적 소비트렌드와 가치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예측과 고찰을 해야 한다. 요우커를 판매의 대상이 아니라 진정한 파트너 소비자로 격상해 그들에 대해 연구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옛말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했던가.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고 상황이 달려졌다. 사촌 중국이 잘 살고 부강해질수록 우리는 배가 아플 일보다 배를 두들길 일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요우커에 의한 한국 유통시장 성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길 바란다면 방법은 하나다. 유통업체 각각이 현재의 실적에 안주하기보다 혁신을 위해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1억명 요우커를 맞게 된 지금이 바로 부자 사촌을 통한 행복을 오래 꾸준히 누릴 수 있는 방안에 골몰해야 할 그때다. 행복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보다 더 크고 일관성 있는 관심과 투자, 미래지향적인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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