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무기]천안함·세월호 구조작전 지휘…바다위 사령탑 '독도함'

2007년 취역 이후 기동전단 및 상륙작전 진두지휘
천안함 및 세월호 때도 현장구조지원본부 역할
국산 함정전투체계 탑재, 한국형 함정체계 개발 밑거름
2020년 독도함급 2번함 확보, 상륙작전 능력 향상 기대
  • 등록 2016-12-25 오전 6:30:00

    수정 2016-12-25 오전 6:30:00

이무기는 상상 속 동물이다. 이무기는 천 년을 물속에서 살며 기다리다 때를 만나면 천둥·번개와 함께 승천해 용(龍)이 된다. 우리 군은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1960년대부터 국산무기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다. 50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은 해외 수출로 이어지며 결실을 맺고 있다. ‘용이 된 이무기’ 국산무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에게 2010년 3월 26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우리 해군의 초계함인 ‘천안함’이 북한 공격으로 침몰했다. 사건 당일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천안함은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고 두동강이 났다. 해군 장병 46명이 전사했다.

해군은 사고 발생 직후 해양경찰 및 공군에 탐색·구조 협조를 요청했으며 대청도 인근에 있던 제2함대 소속 고속정편대와 초계함·구난함·기뢰탐색함 등을 급파했다. 인명 구조작전을 통해 58명의 승조원을 구했다.

당시 천안함 실종자 구조와 수색작업을 현장에서 진두지휘 한 함정이 ‘독도함’이다. 사고 당시 진해에 있던 독도함은 긴급 투입 지시로 침몰 사고 해상으로 이동했다. 2007년 7월 취역한 독도함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독도함 [방위사업청 제공]
독도함, 최초의 한국형 함정전투체계 탑재

독도함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도 사고 해상에 파견돼 군 현장구조지원본부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해군참모총장과 군 수뇌부들은 독도함에서 한 달여간 머물며 실종자 구조 및 수색작전을 지휘했다.

이같이 독도함이 사고 해상에 정박해 ‘모항’(母航)으로서 탐색·구조 작업을 총괄 지휘할 수 있는 것은 기동전단을 지휘통제하는 지휘함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함정이기 때문이다. 독도함 내에는 그 동안 공개되지 않은 비밀 작전지휘소가 있다.

독도함 작전지휘소의 핵심은 지휘함용 전투 체계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국내 최초로 연구개발한 이 체계는 대수상전, 대공전, 대잠수함전, 전자전 뿐만 아니라 요격 미사일 등을 이용한 자체 방어 임무와 상륙기동부대 지휘통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사실 함정전투체계는 미국, 영국, 독일 등 일부 군사 선진국만 독자적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함정전투체계는 함정에 탑재된 다양한 탐지 센서로부터 획득한 표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복잡한 위협상황에서 최적의 교전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이다. 함정전투체계에는 전투를 위한 교전 수칙과 전술 교리들이 내장돼 있다. 또 각종 센서와 무장들이 완벽하게 통합돼 운용돼야 한다.

ADD는 이같은 함정전투체계의 설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1998년부터 5년 동안 전투정보 처리를 위한 기술 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독도함 전투체계 뿐만 아니라 유도탄고속함 전투체계까지 확보하면서 한국은 함정전투체계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한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ADD는 차기 호위함과 장보고급 잠수함 전투체계도 개발하고 있다. 향후에는 미국의 이지스 전투체계와 동등한 시스템을 독자 개발해 한국형 이지스구축함도 구현한다는 포부다.

지난 3월 실시한 한미 연합상륙훈련 ‘쌍용훈련’에서 한국과 미국 해군함정들이 동해상에서 해병대 병력과 상륙장비를 적 후방으로 투입하기 위한 호송기동을 하고 있다. 두번째 줄 가운데에서 항진하고 있는 함정이 독도함이다. [해군 제공]
◇축구장 크기의 경항모급, 해병대 1개 대대 상륙작전 지원


독도함은 워낙 커서 경항공모함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고정익 항공기의 이착륙을 위한 ‘스키 점프’ 갑판이나 수직이착륙기가 없어 대형 수송함 또는 다목적 상륙함으로 평가된다.

한진중공업(097230)이 건조한 독도함은 1만4500톤급으로 진수 당시에는 아시아 최대 함정이었다. 그러나 이후 중국 항공모함과 일본 항모급 구축함이 등장하면서 순위가 3위로 밀려났다. 한국 해군은 2020년 경 독도함급 함정을 한 대 더 보유하게 된다.

독도함의 길이는 199m, 폭은 31m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축구장은 길이가 120m, 폭이 90m다. 길이로 따지면 독도함이 80m나 더 길다. 높이는 49m로 아파트 11층 높이와 맞먹는다.

규모만큼이나 능력도 상당하다. 승조원을 최대 300여명까지 태울 수 있는 독도함에는 한 번에 해병대 1개 대대 병력(720여명)과 상륙돌격장갑차(KAAV) 7대를 동시에 실을 수 있다. 여기에 UH-60 기동헬기 12대와 고속상륙정 2척도 탑재한다. 속력은 최대 42km/h다.

독도함의 비행갑판에는 6대의 헬기가 동시에 뜨고 내릴 수 있다. 갑판 아래 층에는 2대의 헬기를 동시에 정비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특히 최대 19톤의 항공기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항공기용 엘리베이터가 있으며 승조원이 타는 6층 높이의 엘리베이터도 있다.

올해 3월 쌍룡훈련에 참가한 뉴질랜드 육군 장병들이 독도함에서 미국 MV-22 오스프리를 이용한 공중돌격훈련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독도함은 자체 방어를 위해 전방과 후방에 30mm 함포(골키퍼)를 장착하고 있다. 전방위로 분당 4200발을 쏠 수 있는 최종수비수 역할을 하는 무기체계다. 적 항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단거리 대공유도탄(RAM)과 ‘다가이’(Dagaie)라고 불리는 유도탄기만체계도 장착하고 있다. 또 사격통제레이더, 대공레이더, 피아식별기 등의 첨단 레이더를 탑재한다.

대규모의 인원을 수송해야 하기 때문에 독도함에는 700여개의 방이 있다. 1000여명이 식사할 수 있는 취사장과 식당도 갖췄다. 재난·재해 작전을 수행하는 함정답게 응급환자 수술실과 방사선실, 외과, 치과, 임상병리실, 약국, 격리병실, 영안실 등이 배치돼 있다.

김지훈 독도함장(대령·해사48기)은 “독도함은 상륙작전과 해상기동부대의 기함 역할을 수행하지만 재난·재해시 구조·탐색 작전 지원과 국제평화유지활동(PKO), 유사시 재외국민 철수 등의 임무까지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새해 1월 1일 국민과 함께 하는 해맞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독도함에 부산 시민 2000여명을 태우고 오륙도 앞바다까지 나가 국가의 안녕과 한반도 평화를 기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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