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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키 헤일리 주 유엔 미국대사에게 불같이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헤일리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차기 국무장관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화가 난 상태에서, 헤일리 대사의 발언을 듣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성추행 의혹이 빗발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과거 성추행을 당했다고 선언한 여성이 벌써 16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진행했던 TV 프로그램 ‘어패런티스(견습생)’에 출연했던 서머 저보스는 2007년 트럼프가 강제로 키스하고 가슴을 만졌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헤일리 대사는 지난 10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선출된 건 안다. 하지만 여성들은 언제나, 앞으로도 편안하게 느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그들에게 귀 기울여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대선 전에 그들의 말을 들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폭력을 당했거나 학대받았다고 느끼는 여성이라면 누구든 말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해명에 대해 쓴소리를 한 셈이다.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수천 시간, 수백만 달러의 돈을 썼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러시아 내통 의혹을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지금 그들은 내가 알지도 만난 적도 없는 여성들의 거짓 고발과 지어낸 이야기로 옮겨가고 있다. 가짜뉴스”라고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의 여성 연방의원 56명은 하원 정부감독위원회에 연명으로 서한을 보내, 즉각 진상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