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밀려나는 레미콘 공장… 삼표 나가면 서울 물량 '반토막'

삼표 풍납동 성수동 공장 이전 예정
서울 시내 레미콘 공장 2곳으로 줄어… 물량 반토막
업계 "레미콘 유통 거리 증가로 원자재값 인상 유발할수도" 우려
  • 등록 2019-05-15 오전 6:50:00

    수정 2019-05-15 오전 6:50:00

삼표 풍납동 공장. (사진=송파구)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삼표산업의 서울 풍납동 공장의 강제 이전을 비롯한 서울 시내 레미콘 공장의 외곽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레미콘 공급 사정이 악화될 가능성에 제기된다. 공장이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그만큼 이동 시간도 길어져 레미콘 공급이 전보다 어려워지기 때문. 특히 삼표 공장의 이전으로 서울 레미콘 공장의 생산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서울 도심에서의 레미콘 확보에 차질을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4일 한국레미콘공업협회 등에 따르면, 서울 지역 레미콘 공장의 시간당 생산량은 삼표 성수공장(1080㎥)과 풍납공장(420㎥), 신일CM 송파 공장(570㎥), 천마콘크리트 강남 공장(570㎥) 등 총 2640㎥(입방미터)다. 삼표 공장이 모두 이전하면 서울 레미콘 공장 생산량은 1140㎥로 절반 이상 줄어들게 된다. 삼표가 나가게 되면 서울 시내 레미콘 공장은 단 두 곳만 남게 된다.

최근 삼표는 백제 풍납토성 유적 복원을 위해 풍납동 공장을 강제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올 10월까지는 대체부지를 찾아 제품 출하가 중단되지 않도록 대체 부치를 찾아봐야 한다. 성수동 공장 역시 소음과 분진 문제로 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사던 중 지자체 등과의 협의를 통해 2022년까지 이전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레미콘 공장의 이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는 한일시멘트가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환경 문제를 이유로 2017년 1월 폐쇄됐다. 1969년에 설립돼 연간 레미콘 출하량의 14%를 담당했던 이 장은 서울 서남부(구로·영등포 등) 지역 영업망을 일부 잃었다.

레미콘 공장들이 잇따라 외곽으로 이전하는 것은 건설현장 입장에선 마냥 달가운 일이 아니다. 레미콘의 생명은 90분으로, 레미콘이 90분을 넘으면 굳기 시작한다. 레미콘이 조금이라도 굳으면 건설자재로 쓸 수 없어 전량 폐기처분해야 한다. 레미콘 공장과 공사 현장과의 거리가 중요한 건 이 때문이다. 대기 오염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레미콘 차량은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경유 차량이기에 운행 거리가 멀어진 만큼 미세먼지 총량이 증가할 수 있다.

아울러 레미콘 생산량이 줄어드면 장기적으로는 아파트 공사 차질은 물론 원자재 가격 인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개 아파트 철근 콘크리트 공사 시 3.3㎡(1평)당 1㎥의 레미콘이 들어간다. 전용면적 84㎡(약 34평) 아파트를 지을 때는 34㎥양이 투입되는데, 레미콘 믹서트럭 1대가 최대 6㎥의 레미콘을 운반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34평 주택에만 5대가 넘는 레미콘 차량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아파트 분양 원가에서 철근·콘크리트의 비중은 20% 정도 차지한다”며 “건축비 상승은 불가피하게 분양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 레미콘 공장은 1960년대 후반~1980년대 중반 들어섰는데, 당시에는 도심 변두리였다”며 “그러나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레미콘 공장이 이른바 혐오시설로 취급 받게돼 갈수록 영업을 이어가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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