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LS전선, KT서브마린·대한전선 인수 손사레 치는 까닭은

  • 등록 2020-11-29 오전 7:07:54

    수정 2020-11-30 오전 11:10:46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맞선을 보는데 결혼하려면 얼굴을 보여주고 해야 한다.” (2019.9.10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이 회장의 이날 발언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해서는 상대방(원매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최근 KT 자회사인 KT서브마린(060370)과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대주주인 대한전선(001440)이 매물화되면서 두 회사의 공통 ‘맞선 상대’로 회자되는 곳이 전선업계 1위인 LS(006260)전선이다. 결론적으로 LS전선은 두 회사 모두 “관심 없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맞선을 안보겠다는 LS전선이 두 회사의 인수·합병(M&A) 가능성에 손사레를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선박 평형수 정화 장비, 해저 케이블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KT서브마린은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정책 확대에 따른 해상 풍력 수주로 인한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 7월 정부가 오는 2023년에 착공하는 울산 동해 부력식 풍력단지 설치 계획을 발표한 이후 KT서브마린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S전선도 풍력·태양광 사업에서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LS전선은 최근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해상풍력사업 기술협력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최근 풍력·태양광 사업을 제2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LS전선은 바레인, 네덜란드, 미국 등 해외에서도 해저케이블 수주 계약을 잇따라 따내면서 올 6월말 기준 수주잔고는 2조2600억원에 이른다.

앞으로 수주 시장이 더욱 확대되면서 LS전선이 KT서브마린을 인수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시장의 관측이다. 하지만 LS전선은 케이블 공사 수주시 오랜 기간 KT서브마린과 하도급 계약을 맺어왔다. 비용절감뿐 아니라 사업적 시너지 측면에서 이미 글로별 경쟁력을 갖춘 LS전선으로선 굳이 KT서브마린을 인수할 유인책이 없는 셈이다.

최근 IMM PE가 매각주간사(CS)를 선정하고 원매자를 찾아 나선 대한전선에 대해서도 LS전선은 “쉽지 않은 M&A”라고 선을 긋고 있다. 가장 큰 표면적인 이유는 국내 2위인 대한전선을 인수할 경우 독과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LS전선의 시장점유율(2019년말 기준)이 50%를 넘어선 상황에서 대한전선을 인수한다면 80%를 웃돌게 된다. 2014년 대한전선이 매물화됐을 당시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독과점 논란 우려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한전선 인수는) 불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초고압케이블, 가공선, 산업용 케이블 등 두 회사의 포트폴리오가 비슷하다는 점에서도 인수 요인이 크지 않다. 약 6000억원 내외로 추정되는 인수금액을 지불하고 대한전선을 인수할 경우 되레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한전선이 보유한 초고압 전력케이블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는 만큼 해외 매각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승인’을 내준다면 인수 가능성도 열려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낮은 전선업 특성상 업계 1위인 LS전선이 대한전선이나 KT서브마린 인수시 체감할 정도의 시너지는 찾기 어려워 보인다”며 “오히려 LS전선으로선 기존 또는 새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 투자에 나서는게 더 나은 전략일 수 있다”고 짚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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