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입장에서는 단순 투자 수익뿐 아니라 주식자본시장(ECM) 본부와 연계해 유망 스타트업의 기업공개(IPO)까지 연계하려는 전략을 노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형 증권사, IPO 직전 스타트업 지분 투자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세컨더리 투자 목적을 갖고 스타트업 지분에 투자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단계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상장 전 단계인 시리즈C 이후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단계의 스타트업 지분에 주로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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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의 투자 목적은 단순히 수익률 때문만은 아니다. 상장 전 유망 스타트업의 지분을 확보해 ECM 영업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구주를 세컨더리 형태로 사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신주에도 해당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상장 전 단계부터 관계를 다진 뒤 IPO까지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지분 투자에 나서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주 ‘클래스팅’과 ‘쓰리빌리언’에 시리즈 C단계에 투자하기도 했다.
VC들 세컨더리 펀드 설정도 이어져
종전까지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세컨더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새롭게 설정한 세컨더리 펀드 규모는 2645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운용 중인 전체 세컨더리 펀드 규모는 1조965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신규투자를 목적으로 설정된 벤처 펀드 규모가 4조2777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다만 관련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질 것이라는 게 벤처투자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초기 기업이 창업 이후 IPO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년이 넘는데 벤처투자 펀드의 만기는 통상 7~8년에 그친다. IPO나 인수합병(M&A)이 아니면 회수할 방법이 없어 이 간극을 좁혀주는 자금이 등장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더 낼 수 있다고 기대되는 상황에서도 세컨더리 펀드에 넘기는 것을 선호하는 VC도 많다”며 “안정적으로 회수하고 새로운 펀드나 다른 포트폴리오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