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만난 IPO 기업…'울며 겨자먹기'로 몸값 싹둑

8~9월 IPO 기업 66% 희망 수준보다 공모가 낮아
시장 싸늘해지자 공모가 낮춰서라도 완주 분위기
내년까지 대외불확실성 지속…"기회 올 때 상장이 먼저"
  • 등록 2022-09-30 오전 5:11:00

    수정 2022-09-30 오전 5:11: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국내 증시가 연일 연저점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호기롭게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기업들이 증시 입성을 위해 몸을 한껏 낮추고 있다. 최근 두 달 간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의 67%가 희망 수준보다 낮춰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부 기업은 구주매출을 없애는 등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9월 두 달간 수요예측에 나섰던 기업 6곳 중 4곳이 희망 수준보다 낮춰 공모가를 확정했다.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힌 쏘카는 최종 공모가가 2만8000원으로 희망 공모가 밴드(3만4000~4만5000원) 대비 최대 38%가량 낮은 수준에서 결정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에서 56대 1이라는 저조한 결과를 받았지만 공모가를 낮추고, 공모주 물량도 신주모집 455만주에서 364만주로 줄이면서까지 상장을 강행한 것이다.

오는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더블유씨피도 몸값 낮추기를 피해하지 못했다. 희망 공모(8만~10만원)가 대비 최대 40%가량 낮은 6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하반기 기대주로 꼽혔던 더블유씨피 역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자 상장 철회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IPO 완주를 택했다. 또 기존 계획과 달리 구주 매출 물량도 줄였다. 총 공모주식 720만주를 유지하는 대신 기존 투자자가 구주매출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구주매출 물량은 18.4%(165만9656주)에서 2.4%(17만2836주)로 축소돼 더블유씨피의 최대 주주 더블유스코프만 구주를 출회한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와 선바이오도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으로 희망 공모가 대비 최대 44%, 31% 낮게 공모가를 책정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계열사인 모델솔루션은 IPO 시장 침체 상황을 반영, 선제적으로 몸 값을 조정해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4월 예비심사 청구 당시 계획한 2만6000~2만9000원보다 낮은 2만4000~2만7000원으로 책정,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인 2만700원에 결정됐다.

IPO 기업들이 대어, 업종을 가릴 것 없이 몸값을 낮추고 물량 조정에 나선 것은 악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 투자금 회수보다는 당장 증시 입성이 우선이라는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6개월 내 상장을 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상장 시점을 미루더라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 미국이 내년까지 고강도 긴축 기조를 예고하고 있어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락장이 지속되면서 희망 공모가가 낮아지고, 이로 인해 조달하려는 사업자금 규모가 축소되는 데 대해 우려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상장 예심 후 6개월이 지나면 IPO를 처음부터 진행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중소 규모 기업들의 경우 가급적 상장 기회를 잡으려 한다”면서 “올해와 내년 매출을 반영하게 될 경우 몸 값을 더 낮춰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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