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비율이 높고 경력 단절이 낮을수록 국가경제가 성장한다는 ‘위미노믹스’(Womenomics·여성의 경제활동) 시대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성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남성 위주 영역으로 여겨지던 산업기술 분야도 여성 인력 활용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여성들 가운데 이공계를 남성의 영역으로 여기고 기술 분야의 유리천장에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와 관련해 2001년부터 매년 독일 전역에서 진행되는 ‘걸스데이’(Girls’ Day)는 주목할 만한 행사다. 걸스데이는 매년 4월 넷째 주 목요일에 여학생들을 기업, 대학, 연구소 등 산업기술 현장으로 초대해 다양한 기술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독일에서는 이런 행사를 통해 여학생들에게 기술 분야 직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이들이 기업에서 원하는 기술인력으로 자랄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학생들은 2회 행사 때 기술 현장의 주인공이 돼 공작 견학부터 실험, 실습 등 다양한 기술체험에 흠뻑 빠졌다. 대전에 있는 광학 설계 및 제조기업 실리콘웍스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구를 직접 설계하고 디자인해볼 수 있도록 했고 자동차부품연구원은 요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3차원(3D)프린팅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제주 지역에 있는 화장품 제조업체 유씨엘은 학생들이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해 큰 호응을 얻었다.
산업 현장에서 성별의 균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창의와 융합이 강조되는 창조경제 시대에 우리 경제 경쟁력은 그만큼 약화될 수밖에 없다. 우리 국가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높이기 위해서라도 기술 현장에 여풍(女風)이 더욱 세게 불길 바란다. 케이-걸스데이는 가까운 미래 ‘기술강국’ 한국을 이끌게 될 여학생을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