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금개혁 공무원 명퇴 바람..올해 퇴직수당 2조원 육박

15년만에 최고액, 연금개혁 여파로 명퇴자 급증
교육청 부담분까지 포함시 수조원 재정부담
"명퇴 직후 연금 수령하는 제도 개정해야"
  • 등록 2014-11-21 오전 6:00:00

    수정 2014-11-21 오전 9:08:16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공무원연금 개혁 여파가 공무원 명예퇴직 열풍으로 번졌다. 올해 지급되는 공무원 퇴직수당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인 2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명퇴 증가로 지방자치단체 재정 부담도 크게 늘어나 재정난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정년·일반·명예퇴직자들에게 지급된 공무원 퇴직수당은 1조8481억원에 달했다. 작년 전체 퇴직수당 지급액(1조2788억원)보다 44.5%(5693억원)나 증가한 금액이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을 제외하면 퇴직수당이 도입된 1991년 이후 두 번째로 많다.

퇴직수당 지급액이 급증한 것은 최근 들어 희망 퇴직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최근 5년간 정년·일반 퇴직자는 2만명 전후로 큰 변동이 없었지만, 올해 희망 퇴직자는 공무원연금 개혁 여파로 작년보다 4804명 늘어 전체 퇴직자 중 41%를 차지했다.

희망 퇴직자가 크게 늘면서 국가와 지자체 등의 재정 부담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희망 퇴직자는 정년을 채우지 않았더라도 공무원연금을 미리 지급받을 뿐 아니라 중앙정부로부터는 퇴직수당을, 지자체나 교육청 등으로부터는 ‘명예퇴직수당’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공무원 희망퇴직자 증가로 올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재정 지출은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뿐 아니라 이후에도 교육직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자 증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재정 악화 또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육청의 올해 교사 희망퇴직 신청 대비 수용 비율은 15.2%에 불과했다. 예산이 부족해 희망 퇴직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내년 희망 퇴직 예산으로 책정한 금액은 1조원대에 불과하다. 이근주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희망 퇴직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신규 채용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인사 적체 해소는커녕 재정 부담만 커지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희망퇴직자의 폭발적인 증가는 퇴직자를 제외한 채 재직자·신규 공무원에게만 불이익이 집중돼 왔던 연금 개혁의 선례를 인식한 공무원들의 왜곡된 반응”이라며 “정년까지 연금을 붓지 않아도 명퇴 직후에 연금을 바로 받을 수 있는 현재의 관대한 규정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성택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연금위원장은 “연금 지급 시점을 연기하게 되면 법 적용 전에 명퇴하려는 공무원들이 오히려 많아질 것”이라며 “정년 연장과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함께 맞춰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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