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멈추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가 원인

에스컬레이터 고장 빈번…최근 3년간 연평균 606건
‘한 줄 서기’…편마모 장애 등 고장 원인
"안전 및 예산 절감 위해 두 줄 서기 운동 확산해야"
  • 등록 2014-11-24 오전 7:00:00

    수정 2014-11-24 오전 9:11:25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공무원 윤지현(여·36)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중 왼쪽에 서 있던 자신을 향해 뒷사람이 “다들 바쁜데 빨리 좀 갑시다. 한쪽으로 비켜요”라며 짜증 섞인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바쁜 출근 시간대임을 고려해 옆으로 비켜줬다. 윤씨는 규정대로 두 줄 서기를 했던 자신이 오히려 공공도덕도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은 것 같아 억울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트 ‘한 줄 서기’는 지난 1998년 바쁜 사람들을 배려하는 시민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일부 시민단체에서 시작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빠르게 확산돼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 줄 서기로 인해 에스컬레이터를 한쪽으로만 이용하면서 승객들의 체중이 한쪽으로 쏠려 구동 체인이 늘어나거나 끊어지는 문제가 발생하는데다, 걷거나 뛰는 승객들로 인해 에스컬레이터 보행사고가 빈발했다.

서울 지하철 운영회사인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지난 2007년부터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한 줄 서기’에 길 들여진 시민들의 외면 탓에 좀처럼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지하철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고장건수는 연간 600여 건에 달한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1~4호선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총 490대)의 고장 건수는 지난 2012년 191건, 2013년 127건, 올해 8월 말 기준 118건(연 환산 177건)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165건이다. 5~8호선(총 1600대)의 경우 같은 기간 541건, 492건, 291건(환산 기준)으로 연평균 441건이 발생했다.



3~4대 중 한대는 1년에 한 번 이상 고장으로 가동을 중단한다는 얘기다. 잦은 고장의 주 원인중 하나가 승객들의 잘못된 에스켈레이터 이용 습관이다. 에스컬레이터는 디딤판(스텝) 한 칸 기준으로 70kg 성인 2명이 이용하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면 하중이 높아져 디딤판 하부에 있는 스텝 체인(롤러, 가이드레일) 마모를 앞당기거나 구동 체인을 고장 내는 원인이 된다. 고장 수리 및 교체에 따른 비용낭비도 상당하다.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한 줄 이용과 상관성 있는 편마모(스텝 체인·롤러고장 원인)장애 등으로 작년에만 6억5000만원의 수리 비용이 들어갔다. 노후화된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교체 투자가 시급한 상황에서 잘못된 이용 습관에 따른 예산 낭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5~8호선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가운데 10년 이상 된 노후 에스컬레이터는 총 722대”라며 “작년부터 승강기 교체 및 개량 공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공사 재정난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스컬레이터 교체 비용은 한 대당 5억원 꼴이다.

서울 메트로 관계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면 전도(顚倒)사고 등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고, 갑자기 정지사고가 나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며 “또한, 발판의 높은 하중이 기계 수명 단축 및 기기 고장의 원인이 되는 만큼 두 줄로 서서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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