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연비왕'의 변신 노력.. 푸조 308

높은 실연비에 성능·기능·디자인에 변화 줘
노력한 태 역력하지만 가격 경쟁력은 '글쎄'
  • 등록 2015-05-03 오전 4:51:34

    수정 2015-05-03 오전 4:51:34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프랑스 PSA그룹의 두 자동차 브랜드 푸조·시트로엥은 연비가 월등히 좋다. 연비를 빼놓고는 얘기 자체가 안된다. 어느 차종이든 시승할 때마다 높은 실연비에 놀란다.

최근 시승한 푸조의 소형 해치백 308도 마찬가지였다. 도심 위주였던데다 비교적 거친 시승이었지만 평균연비는 공인 복합연비(14.6㎞/ℓ)보다 높은 16.6㎞/ℓ이었다. 좋은 의미로 ‘뻥연비’다.

사실 푸조에는 당연한 얘기다. 높은 연비란 더는 새로울 게 없는 얘기, 기본적으로 깔고 가는 이야기다. 오죽하면 푸조 308이 지난해 6월 출시 후 처음 선보인 마케팅 구호가 ‘실연비가 공인연비보다 14% 이상 높지 않으면 그 차액을 보상해준다’는 것이었다.

연비를 뺀 다른 부분은 어떨까. 이번엔 다른 면에 더 집중해봤다.

푸조 308 앞모습
푸조 308 뒷모습
지난해 뉴 푸조 308 출시행사 모습. 한불모터스 제공
‘연비 높지만 승차감은..’ 변속기 딜레마

변했다. 하지만 아직도 아쉽다. 푸조 변속기 얘기다.

푸조 308은 지난해 신모델 출시와 함께 기존 수동변속을 기반으로 한 MCP 자동변속기를 6단 자동변속기(일본 아이신)로 바꿨다. MCP는 높은 연비의 일등 공신이지만, 그 변속 충격 때문에 자동변속차가 대세인 국내에선 악명도 높았다.

뉴 308은 새 변속기 덕분에 전반적으로 편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개인적인 체감은 이전보단 매끄럽지만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동급 중소형 모델이 8단 자동변속기(BMW 1시리즈), 6~7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DCT·폭스바겐 골프)를 탑재하는 등 더 빠르게 진화했기 때문일까.

물론 엔진 배기량도 1.6에서 2.0으로 늘고 변속기도 바뀌었는데 꽤 높은 실연비를 보장하는 푸조의 기술력은 칭찬할 만하다. 비록 공인연비는 18.4㎞/ℓ(구형 308 1.6)에서 14.6㎞/ℓ으로 줄었으나 체감 격차는 이보다 작았다.

연비에 관심이 많고 당장 살 게 아니라면 아직 국내 출시하지 않은 뉴 308 1.6 모델을 기다려봐도 좋을 듯하다. 시기는 미정이지만 국내 출시 예정이다. 2.0 모델보다는 당연히 연비가 높다.

푸조 308 공인연비
푸조 308 앞좌석 모습
푸조 308 계기판
내비게이션·후방카메라 기능을 포함한 푸조 308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성능·기능·디자인 변신 노력.. 결과는

이미지 변화를 시도한 태는 역력하다. 디젤 엔진치고는 꽤 조용했다. 떨림도 적었다. 게다가 푸조치고는 꽤 강력하다. 계기판 상으로는 시속 200㎞까지도 가속할 수 있다. 연비만 좋았던 지금까지의 푸조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수치상 최고출력은 150마력, 최대토크는 37.8㎏·m다. 경쟁 모델보다도 오히려 높기까지 하다. 안정성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브랜드 이미지를 경쾌하게 바꿀 정도는 아니다. 푸조가 유럽에서 모터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있고, 꽤 선전하고 있다는 걸 아는 국내 소비자는 아직 많지 않다.

지난달 푸조 상하이모터쇼에서 선보였던 308 R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같은 고성능 모델이 아쉽다.

실내 디자인은 단정하다. 편의기능도 꽤 갖췄다. 시승한 고급 모델에는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도 적용돼 있었다. 열리지는 않지만 넓게 탁 트인 선루프도 장점이다.

후방카메라, USB 단자,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내장 내비게이션도 있다. 대부분 기능이 아직 영문인 점, 내비게이션 성능이 떨어지는 점은 아쉽다.

다이얼 타입의 시트 등받이 조절은 아쉽다. 프랑스차는 시트 조절에 너무 인색하다.

5명이 탈 순 있지만 공간이 넓진 않다. 아반떼나 아베오 같은 국산 소형 수준이다. 그래도 트렁크 공간은 동급 수입 경쟁모델보다 넓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공식 판매가격이 3190만~3740만원이다. 옵션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그런데 이 가격대에 살 수 있는 자동차의 선택 폭이 너무 넓다.

이 가격이면 동급 해치백 폭스바겐 골프의 1.4 터보 가솔린에 1.6~2.0 디젤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이 있다. 당장 같은 푸조라도 소형 SUV 2008(2650만~3150만원)이 활용성은 비슷하면서도 더 싸다.

또 조금 더 보태 3000만원대 후반의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나 BMW 1시리즈도 선택할 수도 있다. 훨씬 큰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모델도 같은 가격대이다.

결국은 푸조란 브랜드가 앞으로 연비 외에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또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 푸조·시트로엥의 수입사 한불모터스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참고로 푸조 308은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9개월 동안 369대 판매됐다. ‘2014 유럽 올해의 차’에 오른 유럽 대표모델치고는 초라하다. 경쟁모델로 지목한 폭스바겐 골프는 올 3월 한 달 동안에만 798대 판매됐다.

푸조 308 핸들
푸조 308 기본 타이어. 굿이어 17인치 제품이다.
푸조 308 뒷좌석
푸조 308 트렁크
푸조 308 핸들 옆에 있는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ACC) 조작키
푸조 308 후방카메라 작동 모습
푸조 308 USB 단자를 이용한 휴대폰 충전 모습
푸조 308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한 음악 재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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