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잔뜩 웅크리고 있던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가 산하기관장으로 현업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부른 정부와 산하기관간 유착의 연결고리로 지목돼 뭇매를 맞았던 해피아가 비난 여론이 조금 누그러들자, 다시 본색(本色)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30일 해수부에 따르면 서병규 전 부산해양항만청장은 지난 27일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제 8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서 원장은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해 해수부에서 해양환경정책관, 여수지방해양항만청장 등을 역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을 즈음해선 손재학 전 차관과 강준석 전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이 각각 국립해양박물관 초대 관장과 국립수산과학원장에 취임했다. 두 사람은 해피아의 양대 축(해양대·부경대)으로 불리는 부경대 라인의 맨위에 섰던 관료들이다.
이는 불과 1년 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해수부 출신 인사를 해수부 산하 기관이나 관련 기관에 임명하는 것을 암묵적으로 자제해 왔다. 그러면서 울산대 교수 출신의 강종열 울산항만공사 사장, 현대상선(011200) 사장 출신의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 부경대 교수 출신의 류청로 한국어촌어항협회장 등 비(非) 관료 출신들이 연이어 산하기관장에 올랐다.
한 대학 교수는 “관피아 척결을 외치던 박근혜정부의 개혁 기조가 어느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며 “대통령의 의지가 약해진 것도 문제지만, 공무원들의 실천력 부재, 제 식구 챙기기가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