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안방보험 리스크'…금융당국, 中자본 심사 깐깐해지나

  • 등록 2017-06-23 오전 6:00:00

    수정 2017-06-23 오전 6:00:00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중국 안방보험그룹의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전격 퇴임하면서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자 금융당국이 현재 진출해있는 중국 금융사와 앞으로 진출할 금융사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움직임이다.

외신들은 안방보험의 총수인 우샤오후이 회장이 중국 당국에 부패혐의로 연행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가운데 지난 14일 안방보험은 홈페이지를 통해 ‘우 회장이 개인적 사유로 직무를 더는 수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현지 사무소 등을 통해 사실 여부 등을 수소문했지만 명확히 확인하지 못했다. 베일에 싸인 안방보험의 지배구조 파악에 어려움을 겪자 금융당국도 심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적격 해외 자본 골라낸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3일 “중국 기업의 실체를 파악하기에는 애로점이 많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 금융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실체를 파악할 수 있지만 중국 기업은 중국 금융감독 당국의 확인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주주적격성에 문제가 발견될 수 있거나 명확하게 자금 출처를 밝힐 수 없는 해외자본에 대해서는 엄격한 심사기준을 통해 사전에 막아야 한다”며 “적격자가 국내 금융사의 지배주주가 되게끔 유도하도록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 진출을 희망하는 해외 자본 가운데 부적격자가 인수를 시도하거나 진출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더 강화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방보험이 인수한 알리안츠생명은 우샤오후이 회장 퇴임 등의 영향으로 순레이 신임 사장의 정식 취임이 불발됐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이날 예정됐던 이사회는 중국인 사외이사 1명, 한국인 사외이사 1명이 일정이 안 맞는다고 해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순 신임 사장의 선임을 결의할 이사회는 이달 29일로 조정됐다. 금융당국도 안방보험이 인수한 알리안츠생명과 동양생명에 영향이 없을지 지켜보고 있다. 혹시라도 발생할 문제에 대해 선제 대응을 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안방보험 측에서 경영상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밝혔지만 모회사인 그룹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이라며 “실시간 상황 파악이 어려운 만큼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성장 뒤에 가려진 그림자

지난해 중국 보험감독위원회는 안방보험에 검사단을 파견해 현미경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안방그룹 총수를 전격 연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급속한 성장 뒤에 가려진 자금 조달 모델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기에 개인적인 부정부패도 연관돼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2014년부터 안방보험의 자산은 기존보다 5배나 증가했지만 관련된 투자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안방보험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280억4000만 달러(31조22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억 달러(1조9000억원)가 늘어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을 집중적으로 검사하는 것은 ‘그림자 금융’ 단속 때문으로 추정한다”며 “지난 2009년 말부터 중국 정부는 은행대출 등에 기반을 둔 WMPs(Wealth Management Products) 발행 물량을 제한해오고 있는데 WMPs는 일종의 재테크 금융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중국 그림자금융의 전형적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안방보험이 판매한 보험상품은 WMPs와 비슷한 저축성 보험상품”이라며 “전형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자산에 투자하면서 최근 들어 투자수익이 급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그림자금융은 비제도권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상업은행들의 비전통적 금융상품을 통틀어 말한다. 좁은 의미로는 신탁과 WMPs로서 20조 위안 규모이며 국내총생산(GDP)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WMPs를 통해 2014년부터 2년간 자산이 5배나 증가했다.

미국의 스타우드 호텔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돌연 인수합병(M&A)를 포기한 것도 중국 금융당국의 경고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의 매출인 수입보험료가 급증한 데 반해 영업이익은 급감하면서 중국 정부가 집중적인 조사에 나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안방보험은 국내에도 공격적인 투자로 깊숙이 침투한 상태다. 상황이 악화하면 당장 안방보험을 등에 업고 몸 불리기에 나섰던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타격을 받게 된다. NH투자증권은 “안방보험의 현금흐름도 급감한 데다 오너 리스크까지 더해 국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투자계획이 다소 늦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