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지로드맵]‘알맹이 빠지고 사전 유출까지’…대책 헛발질

양도세 중과 시행 앞두고 임대주택 활성화 또 미뤄져
구체적 공급지역도 빠져… "주거계획 세우기 어려워"
  • 등록 2017-11-30 오전 5:00:00

    수정 2017-11-30 오전 9:08:17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서울 자곡동 더스마티움에서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관련 방안은 각 부처간 조율이 끝났다. 정책 내용은 확정됐다. 그러나 최근 시장 상황과 오늘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 이후 시장 영향 등을 좀더 세심하게 살펴보고 조율해보겠다는 차원에서 발표 시점을 잠깐 늦췄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 9월에 발표하려던 주거복지 로드맵이 2개월 미뤄져 29일 드디어 발표됐다. 그러나 당초 관심이 집중됐던 다주택자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은 이번 로드맵에서 빠졌다. 부처간 협의가 완료됐고 정책 내용도 확정됐지만 발표를 보류한 것이다.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120일째인 이날까지 보유 주택을 팔아야 할지, 계속 갖고 있어야 할지, 임대주택으로 등록해야 할지 고민해온 다주택자들뿐만 아니라 생애 최초 주택 구입에 나서려는 실수요자들까지도 정부의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가 너무 지나치게 신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 시점인 내년 4월 1일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4개월이다. 주택을 처분하기에는 결코 넉넉하지 않은 시간이다. 정부의 대책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가 억울하게 양도세 폭탄을 맞았다며 세금 납부를 거부하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수요자들도 피해를 보는 건 마찬가지다. 다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시장에는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집값이 상승하면서 정작 집을 사려 했던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내집 마련 기회를 놓쳐버렸다. 40대 직장인 A씨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집을 살 수 있게 해준다기에 매물을 알아봤지만 물건도 없고 가격도 올랐다”며 “전세 만기가 도래해 결국 내집 마련을 1~2년 뒤로 미루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이번에 공공주택 100만가구 공급 계획을 내놓으면서 구체적인 공급 지역에 대한 설명없이 공공주택의 종류와 물량만을 나열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수요자들이 실질적인 주거 계획을 마련하기는 불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토부 입장만 생각한 주거 안정 대책이라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거의 매달 발표되고 있는 부동산 대책들이 꼼꼼하게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7일 당정협의 단계에서 브리핑을 통해 주요 내용들이 대부분 공개되면서 이날 로드맵 발표 브리핑이 특별히 새로울 게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반응이다. 보도 엠바고(Embargo)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국토부가 국회 쪽에 제출한 주거복지 로드맵 엠바고 자료가 외부로 유출돼 인터넷 카페 게시판과 개인 블로그 등에 게재되기도 했다. 엠바고 시점 이전에 관련 자료를 게시한 모 공인중개사는 “이번 정부에서는 엠바고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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