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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손해보험업계의 실손보험 보험금 지급액(발생손해액)은 7조 47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6조 7500억원보다 10.7% 증가했다.
보험금 지급액이 늘면서 손실액도 늘었다. 손실액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운영비용을 제외한 ‘위험보험료’에서 발생손해액(보험금)을 뺀 금액이다. 지난해 3분기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 7383억원으로 전년보다 9.2% 증가했다. 손해율은 130.3%로 전년 대비 0.6%나 증가했다. 이런 속도라면 지난해 총 손실액은 2조가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실손보험 손실이 늘어난 이유로 ‘의원급 진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 청구 확대’를 지목한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이 미적용되는 진료를 말하며, 보통 의료기관에서 임의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근골격계 및 안과질환 관련 비급여 진료비 청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근골격계 질환은 도수치료, 척추 MRI 등이 포함돼 있다. 근골격계 질환 관련 청구는 전체 보험금 청구의 41%를 차지했으며, 안과 질환 중에선 백내장 관련 청구가 급증했다.
또한 보험업계는 매년 수백회 씩 진료를 받는 소수의 가입자도 실손보험의 손해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입원기준으로 실손보험 전체 가입자 중 연평균 100만원을 받는 수령자는 전체 가입자의 2~3% 수준이다. 전체 청구자 중 상위 1%는 연평균 2000만원을 받아갔으며, 이들이 받아간 보험금은 전체 중 15%를 차지했다. 통원 기준으로는 30만원이 넘는 수령자는 9% 수준이었다. 보험금 청구자 중 상위 1%는 연평균 500만원을 받아 갔다. 특히 통원 치료자 중 일부는 위염, 염좌, 두통, 요통 등 경미한 질환을 사유로 한 해 동안 800회 이상 통원 치료를 받아 보험금을 청구한 사례도 존재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보험 개편이 이뤄지고 있지만, 실손보험금·비급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효과성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며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비급여 관리를 통한 의료비 총액 관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