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을 기준으로 경기도 초·중·고 2250개교 중 9시 등교제를 실시 중인 곳은 약 90%에 해당하는 2028개교다. 전체 고등학교 451개교 중에서는 약 67%에 달하는 301곳이 시행 중이다. 9시 등교제 결정은 학교장의 재량에 따른다.
고교 1·2학년생 “아침밥 먹고 등교해 좋아”
18일 오전 7시 30분. 경기도 구리시 토평고등학교는 등교하는 학생이 드물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 학교는 지난 11일부터 전 학년을 대상으로 등교 시간을 8시에서 9시로 한 시간 늦췄다. 8시께가 되자 조금씩 학생들이 눈에 띄었으나 대부분 3학년 생이다.
7시 50분께에 등교한 김성윤(토평고3)군은 “8시부터 학교 도서관에서 자습을 하려고 일찍 등교했다”며 “수능시험은 8시부터 시작하는데 9시 등교제를 따르면 생체 흐름이 깨진다”고 말했다. 8시에 학교에 온 백지연(토평고3)양도 “9시 등교제는 수능 시작 시간과 차이가 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1·2학년생들은 9시 등교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지환(토평고2)군은 “9시 등교제로 20분 정도 더 잘 수 있게 됐다”며 “잠도 더 자고 밥도 늦게 먹을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신원빈(토평고1)군 역시 “아침 피로가 확실히 줄었다. 아침도 더 여유롭게 챙겨 먹는다”고 말했다.
9시 등교제를 실시하는 또다른 고등학교의 A교사는 “아이들이 아침 식사도 더 많이 하고 오는 것 같고 지각도 약간 줄었다”며 “오전 수업시간 아이들 얼굴이 밝아졌다. 여러모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 “하교 시간 늦어져 학원도 밀려”
학부모들의 의견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이날 아침 8시께 자녀를 등교시킨 김종욱(53)씨는 “아침 시간이 늘어져 싫다. 맞벌이 부모는 특별히 그렇다”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의견 수렴 없이 밀어붙인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특히 늦어진 하교 시간에 대해서는 많은 학부모들이 볼멘소리를 했다. 토평고의 경우 9시 등교제 이후 오후 4시였던 하교 시간이 오후 4시40분으로 늦춰졌다. 익명을 요구한 고3 학부모는 “하교 시간이 늦어져 학원 시간도 밀렸다”며 “서울시와 경기도의 성적 격차가 더 벌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주헌 학생통학분과위원회 위원장은 “버스기사들의 수입이 반토막나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교육청과 협의가 잘 안되면 파업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