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1975년 8월 전남 신안 증도 앞바다. 그물을 걷던 어부는 묵직한 것을 발견했다. 생전 보지 못했던 도자기였다. 어부는 초등학교 교사인 동생에게 도자기들을 보여주었다. 동생은 이듬해 신안군청에 6개 중 하나를 신고했다.
감정에 들어간 문화재관리국 학예사들은 깜짝 놀랐다. 평범한 도자기가 아니었다. 도자기는 중국 원나라에 존재했던 용천요라는 가마에서 만든 청자였기 때문이다. 증도 앞바다에 구전으로 내려오던 보물선의 이야기는 현실이 됐다. 지난 40년간 국내 최대 해저발굴로 손꼽히는 ‘신안해저선’은 이렇게 세상에 알려졌다.
전시는 해저선에서 발굴한 약 2만점을 전시한다. 지금까지 신안해저선에서 나온 문화재 일부를 전시한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소장하고 있는 신안해저선 문화재 대부분을 공개한 적은 없었다.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닝보(寧波)항에서 출발해 일본으로 건너가던 교역선으로 추정되는 신안해저선에는 온갖 물품이 다 실려 있었다. 수십가지 종류의 도자기를 비롯해 당시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쓰였던 동전, 자단목, 금속품 및 향신료 등이 망라됐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박물관의 특별전 역사상 가장 많은 수량의 전시”라며 “신안해저선의 발굴은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의 효시가 됐고 발굴한 문화재는 14세기 동아시아의 경제적·문화적 교류 등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가 됐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4일까지. 유료전시다. 어른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