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정부의 ‘7·24 대책’ 발표 직후 신규 분양물량을 내놓은 건설사들이 청약시장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내집 마련을 망설이던 수요자들이 집값 상승 기대감에 청약시장에 몰려든 것이다.
|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LTV와 DTI 비율을 각각 70%, 60%로 기존보다 10%포인트씩 높이는 등 주택 대출 허용 규모를 완화했다. 하지만 이는 기존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만 적용되는 것으로 아직 등기가 안된 분양권을 담보로 할 때는 해당되지 않는다. 즉 준공 전인 분양아파트 중도금 대출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6개 단지는 하루만에 청약이 끝났다. 올해 상반기(1~7월) 1순위 마감된 아파트 단지가 약 43%, 지난해 같은 기간엔 20% 선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시장 비수기로 불리는 여름철에 상당히 좋은 결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놓치지 않을 기세다. 시장 호조세가 시작되자 미뤄왔던 분양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추석 이후부터 연말까지 예정된 신규 분양물량은 모두 9만5392가구로 14년 만에 최다 규모다.
분양시장 호조세 “이유 있네”
분양시장 열기가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신규 분양시장은 대출 규제 완화와 별반 상관이 없지만, 주택시장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목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분양 쪽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연이어 내놓은 데 이어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인 최경환(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호는 주택시장을 살려 경기를 회복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대출 규제 완화 외에도 분양시장에 호재가 될 만한 정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또 다음달 초 부동산 규제 완화 후속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시장은 오히려 부담이 커질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미 미분양 아파트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7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5만1287호로, 전월에 비해 1030가구 늘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은 시장 상황이 좋을 때 분양 물량을 쏟아내려는 속성이 강하다”며 “다만 이는 지금보다 3년 뒤쯤인 입주 시점에 시장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