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강남 나름…동네 따라 아파트값 상승률 '천차만별'

올들어 강남구 개포 21% 오를때
세곡 0.7%, 자곡 04%↑ 찔끔
서초구도 잠원동 16% 뛸 때
우면 2.7%, 신원 3.4% 그쳐
"규제 발표땐 집값 적게 오른곳 타격
동 단위 족집게 규제 필요" 의견도
  • 등록 2016-10-25 오전 5:30:00

    수정 2016-10-25 오전 8:41:22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서울 서초구 서초동 H아파트에 사는 김모씨는 요즘 집값 얘기만 들으면 속이 터진다. 지인을 만날 때마다 ‘집값이 많이 올라 좋겠다’고 한마디씩 하지만, 김씨가 살고 있는 H아파트 시세는 올해 초나 지금이나 거의 변동이 없다. 2001년에 입주한 곳이라 재건축 이슈도 없고 한강변 아파트도 아니다 보니 가격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올 들어 집값이 급등한 강남권을 타깃으로 한 규제 카드를 꺼내들 태세이지만 강남지역 아파트라고 해서 모두 가격이 오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강남구와 서초구 등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자치구에서도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곳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을 뿐 여타 다른 지역에선 딴 세상 이야기다. 오히려 정부가 규제를 하면 도리어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강남3구중 서초구 상승률 11%로 가장 높아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 대상으로 꼽히는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의 3.3㎡당 평균 아파트값 상승율은 올 들어 이달 14일 현재까지 서초구가 11.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강남구 10.3%, 송파구 7.2% 순이었다. 강남3구가 모두 아파트값이 올랐다고 하지만 실제로 10% 이상 가격이 급등한 곳은 서초구와 강남구 두 곳뿐이다.

특히 같은 구에서도 동마다 가격 상승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 강남구에서는 최근 한창 재건축 아파트가 분양을 하고 있는 개포동이 21.2%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개포동의 3.3㎡당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말 3841만원에서 이달 14일 기준으로 4656만원까지 뛰었다. 이어 지구단위계획이 세워지며 본격적인 재건축 준비에 돌입한 압구정동이 18.5%로 뒤를 이었고, 수서동(11.7%)과 일원동(11.5%) 역시 10%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신사동은 연초 대비 가격이 전혀 오르지 않았고 자곡동과 세곡동 역시 각각 0.4%,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실제로 같은 강남구에서도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42㎡형은 올 들어 3억원(7억 6000만원→10억 4750만원) 가까이 상승했지만 세곡동 리엔파크 85㎡형은 같은 기간 동안 3억 3000만원에서 3억 3500만원으로 단 5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서초구에서도 잠원동(16.1%)과 반포동(12.3%)이 많이 오른 반면 우면동(2.7%)과 신원동(3.4%)은 상승률이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송파구 역시 신천동(9.6%)과 방이동(8.8%), 잠실동(8.4%)만이 10% 가까이 상승했다. 부동산114 임병철 연구원은 “같은 강남권이라고 해도 지역마다 집값 상승률의 편차가 크다”며 “재건축 이슈가 있는 지역 위주로 가격이 올랐을 뿐 강남지역 아파트 전체가 상승세를 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규제 소식에 개포동·압구정동 관망세로 돌아서”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강남지역을 대상으로 투기 수요 억제 대책을 내놓을 경우 강남 주택시장 전체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세곡동 한 공인중개사는 “이달 중순 정부의 부동산 규제 검토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가을 이사철이 무색할 정도로 매매 문의가 뚝 끊겼다”며 “정부가 어떻게든 강남 주택시장을 손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두고 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포동과 압구정동 등 재건축 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역만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 아니라 강남 전체가 유사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정부가 규제에 나서더라도 과열된 곳만 겨냥하는 보다 정교하면서 정밀한 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지금 시점에 굳이 규제에 나서야겠다면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규제 방안을 써야 정책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 연장과 재당첨 제한, 1순위 요건 강화 등이 검토해 볼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특히 강남·서초구 등 구 단위가 아닌 개포동·압구정동 등 동 단위로 한정해 관리하는 ‘족집게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투기과열지구와 분양가 상한제 등은 기본적으로 시·군·구 단위로 지정하지만, 정량적 지정 요건만 맞는다면 현재도 동 단위로 적용할 수 있다. 정부는 과거 2002년에도 서울 전역과 함께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예정된 경기 고양시 대화·탄현동, 남양주시 호평·평내동 및 와부읍 등 특정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적이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권 주택시장 과열은 시세 차익을 노리고 분양권 시장에 뛰어들려는 수요가 넘쳐나면서 발생한 만큼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늘리거나 재당첨을 제한하는 식의 규제만 해도 열기를 식힐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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