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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4구·마포 등 전셋값 1억~2억씩 뚝뚝 떨어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6% 내리며 하락폭을 키웠다. 앞서 지난달 말 (29일)에 전주 대비 0.01% 떨어지며 19주 만에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한 이후 4주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과장은 “겨울철 학군 수요가 몰리는 양천구 목동과 강남구 대치동 등지의 일부 단지가 상승한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 지역에서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는 곳은 지난주 0.28%나 전셋값이 떨어진 마포구다. 전세 물건이 많아진 게 주요 원인이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총 3885가구,이하 마래푸)가 지난 9월부터 2년 단위 전세 만기 시기가 도래한 가운데 인접한 염리동에서 새 아파트인 마포자이3차(총 927가구)도 같은 달 입주를 진행하면서 ‘세입자 구하기’ 경쟁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아현동 A공인 관계자는 “하루 바삐 세입자를 구하려고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값을 낮추다 보니 1억원 정도 전셋값이 낮아졌다”며 “특히 이들 두 단지뿐 아니라 마래푸 북쪽에 있는 북아현동 ‘e편한세상 신촌’(총 1910가구)도 12월 전세 만기 시기를 앞두고 세입자 구하기 경쟁에 가세하면서 공덕오거리 주변 단지들에서 도미노식 전셋값 하락장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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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와 강남구에서도 입주 폭탄에 따른 전셋값 하락세가 뚜렷하다. 서초구 반포동에선 반포래미안 아이파크(총 829가구·올해 8월 입주), 반포 써밋(총 764가구·올해 9월 입주)이 한 달 차이로 입주하면서 일대 전셋값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총 2444가구) 전용 84㎡는 지난 9월까지만해도 전셋값이 15억원에 달했지만 이달 현재 13억~14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인근 아크로 리버파크 전용 84㎡ 역시 15억원에서 1억~2억원 정도 전세금이 빠졌고, 급전세는 12억원에도 나오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이달 입주에 나서는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총 850가구)이 선제적으로 전세 세입자 구하기에 나서면서 지난달 8억원에 나오던 전용 59㎡짜리 매물이 7억원까지 가격이 낮아졌다.
여기에 재건축을 추진 중인 낡은 단지들도 전셋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총 2102가구)와 한신4지구(2898가구)를 비롯해 강남구 일원동 주공아파트들이 대표적이다. 반포동 S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재건축 사업 절차와 이주 시점 등이 불확실해지면서 거주에 불안을 느끼는 세입자가 많아졌다”며 “이주 시점을 알 수 없다 보니 소유주들이 임차인을 유지하기 위해선 최대한 세입자의 요구에 맞춰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셋값이 많이 떨어지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역전세난’이 발생할 공산도 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0.3%로 2013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보증금 반환을 놓고 집주인과 세입자간 분쟁이 늘어날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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