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35년 수도계량기 생산업체 ‘청엽제작소’로 출발,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은 금호전기(001210)는 LED 조명과 자동차용 LED,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TSP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달 말 경기도 오산 공장에서 만난 박명구(61) 금호전기 회장은 지난해 11월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부도 직전의 어려움에 처했던 선대 회장(고 박동복 회장)을 돕기 위해 금호전기에 입사한지 16년만이다. 박 회장은 입사 이후 국내 조명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만 안주해 위기를 자초한 금호전기의 체질개선에 나섰다.
당시 액정표시장치(LCD) TV의 광원으로 사용되는 냉음극형광램프(CCFL)를 생산하면서 부도 직전의 금호전기를 부활시켰다. 하지만 갑자기 커진 LED 조명시장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급기야 2010년 18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2년 14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13년 손실폭을 개선했지만 영업적자(-52억원)는 지속됐다.
하지만 금호전기의 브랜드 가치와 영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적도 회복세를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고 올해는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 박 회장은 “그동안 조명시장에서 쌓은 경쟁력을 LED 조명시장에서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로 자신했다. 특히 성장성과 안정성이 높은 자동차용 LED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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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계 최소의 센서 두께인 3㎛(1㎛는 100만분의 1m)를 구현해 반응 속도를 높였다. 박 회장은 “금호전기의 TSP는 동시에 다섯 손가락으로 화면에 표시해도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전기는 현재 27·32인치 TSP를 주력 상품으로 한 뒤 향후 대형 TSP도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박 회장이 금호전기 주식 매입에 나서자 일각에서는 형제간 지분경쟁에 나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지난해 회사 주가가 많이 떨어지고 자사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해 지분을 매수한 것”이라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형제간 지분경쟁을 벌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박 회장은 최근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박 회장은 “요즘 젊은이들이 꿈이 없어 보이는 것이 안타깝다”며 “똑같이 주어진 시간에 어떤 이들은 상상도 못하는 것을 이루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에게 꿈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에는 박 회장의 청년 시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재벌가 자제들이 흔히 경영권 수업을 받던 것과 달리 지난 1978년 연세대 전자공학과 재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금파전자연구소’를 설립했다. 지금의 벤처기업과 비슷한 형태였다. 박 회장은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서 세계 최초로 형광등에 들어가는 전자식 안정기를 발명해 세계 유슈의 발명대회에서 전자부문 금상과 대상을 받기도 했다.
박 회장은 “80주년을 맞아 우선 자회사들과 함께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라며 “조명산업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빛을 근간으로 하는 전문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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