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 13년만에 탄력…단독주택 지분가격 '점프'

5구역 최고 22층 재정비변경안 승인
33㎡ 빌라 대지지분 3개월새 1억↑
3구역 재정비촉진변경안 공람 마쳐
115㎡ 단독주택 7개월새 2억 올라
"개발기간 길어 투자한 돈 묶일수도"
  • 등록 2016-12-23 오전 5:30:00

    수정 2016-12-23 오전 5:30:00

△서울시가 마련한 한남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지침안을 바탕으로 각 구역 조합들이 기본계획 변경안을 수립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진은 용산구 한남뉴타운 전경.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시가 기본계획을 세우겠다며 3개월을 기다리라고 하더니 2년을 끌었습니다. 사업을 추진한 지 어느새 십수 년이 지났으니 조합원들도 지쳐서 ‘일단 시작부터 하고 보자’는 입장입니다.” (한남뉴타운 5구역 조합 관계자)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미로와 같은 길을 만들고 요즘은 좀처럼 보기 힘든 대중목욕탕이 골목길 사이사이로 자리잡고 있었다. ‘누수탐지, 방수·도색공사, 집수리’라고 쓰인 수선집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어느 산동네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에서도 가장 비싼 동네 축에 끼는 용산구 한남동 얘기다.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여러 차례 사업 추진이 시도됐으나 실패를 거듭하면서 이 지역은 그야말로 ‘시간이 멈춘 곳’이 됐다.

그랬던 한남뉴타운이 요즘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9월 한남뉴타운 재정비촉진계획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고층아파트 건립을 고수하던 각 구역 조합들이 차례차례 변경된 재정비 촉진계획에 맞춰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한남뉴타운은 용산구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 노후 주택지(총 111만 205㎡)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총 5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4구역 조합 도시설계업체 안건 처리

업계에 따르면 한남5구역은 지난 17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승인했다. 서울시 권고에 맞춰 50층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계획을 백지화하고 아파트 층수를 최고 22층으로 수정한 것이다. 주택 면적도 중소형은 당초 계획보다 20% 늘리고 대형은 줄이기로 했다. 대신 용적률이 기존 221.44%에서 242.98%로 늘어나게 됐다. 이 때문에 아파트 공급 물량도 종전 2359가구에서 2634가구로 275가구 늘어날 예정이다. 5구역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은 재정비촉진계획을 용선구청에 제출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개발 기대감에 이곳 주택 지분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5구역에 들어서33㎡(10평)짜리 빌라의 경우 대지지분 가격이 3개월 새 1억원 넘게 올라 5억~7억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한남뉴타운 가운데 가장 넓은 한남3구역(39만 3815㎡)은 지난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용산구에 제출해 이미 주민공람까지 마쳤다. 이곳에는 최고 22층짜리 아파트 5660가구가 들어선다. 당초 계획보다 가구 수는 97가구 줄었고 최고 층수도 29층에서 7개층 낮아졌다. 대신 조합원 의견을 반영해 전용면적 84㎡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922가구로 늘어났다.

사업 재개 소식이 전해지면서 3구역 지분 가격도 상승세다. 지난 5월 중순만 하더라도 7억 8000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단독주택(대지지분 115㎡)이 지금은 10억 4500만원 선까지 오른 상태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금리 상승 가능성 등으로 서울지역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곳 역시 최근 들어 거래가 다소 주춤하고 가격 움직임도 둔해진 편”이라고 말했다.

한남 2구역도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 측은 이달 초 조합원 총회를 열어 구역 내 보광초교를 이전하는 대신 이에 따른 개발 인센티브를 얻어 사업성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조합원들에게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 조합 관계자는 “이같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내년 1월 중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남 4구역 역시 최근 조합원 총회를 열어 도시설계업체 계약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4구역은 한강조망권이 우수한 데다가 한남뉴타운 5개 구역 가운데 ‘지분 쪼개기’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픽 =이데일리 이동훈
“사업 잘되면 서울 최고 주거지역 될 것”

전문가들은 뉴타운 같은 재개발 투자는 장기간 돈이 묶을 수 있는 만큼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투자 비용이 만만찮게 들기 때문이다. 한남뉴타운에 들어선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의 경우 대부분 노후화된 데다 아파트보다 보안성도 떨어져 세입자를 찾기 어렵다. 설령 운 좋게 세입자를 구하더라도 임대료 수준이 낮은 편이다. 대지지분 가격이 꽤 비싼 상태에서 전세를 끼고 투자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본이 많이 투입해야 하거나 대출을 많이 일으켜야 한다는 얘기다.또 개발 기간도 길어 장기간 돈이 묶일 수 있다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

지분은 클수록 유리하지만 투자금이 오랫동안 묶일 것을 감안하면 소형 지분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지분이 너무 작으면 자칫 평형 배정 우선순위에서 밀려 원하는 평형을 선택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한남뉴타운은 배산임수형이고 한강을 거실에서 남향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인 만큼 사업이 잘 되기만 한다면 서울에서 가장 좋은 주거지로 떠오를 것”이라며 “다만 재개발 사업은 장기전을 각오해야 하고 변수도 많은 만큼 장기간 돈이 묶일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꼼꼼하게 자금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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