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vs 동성애자…오종혁의 '이중생활'

아이돌 클릭비 출신 오종혁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에선 엄친아 개릭터
연극 '프라이드'선 性의 노예 열연
뮤지컬 데뷔 후 하루 세 시간 자며 연습
'진짜 배우' 되고 싶어 연극 뛰어들어
내년 앨범 발표하며 가수로도 돌아올 터
  • 등록 2014-09-01 오전 6:43:00

    수정 2014-09-01 오전 6:43:00

신중하고 겸손한 배우다. 2013년 해병대 제대 후 첫 인터뷰. 오종혁은 “부족하다”는 말을 여러 번했다. ‘블러드브라더스’ ‘프라이드’ ‘공동경비구역 JSA’ 등에서 배우로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면서도 “배우로서 성장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사진 제공=쇼노트, 연극열전, 창작컴퍼니다).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낮과 밤이 180도 다른 이가 있다. 시의원인 그는 연설준비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가정부가 딸린 부잣집에서 자라 돈이 많은 데다 성격도 밝아 따르는 사람이 많다. 그런 그는 밤이 되면 ‘노예’가 된다. 밤을 함께 즐기려는 남자를 사 거친 연애를 즐긴다. 바람피우기가 특기다.

아이돌그룹 클릭비 출신 오종혁(31)의 ‘이중생활’이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9월 14일까지 홍대대학로아트센터)와 연극 ‘프라이드’(11월 2일까지 아트원씨어터) 속 모습이다. “‘프라이드’ 속 가학적인 성행위 장면은 겪지 않은 일이라 수치심이 들기도 했는데 이젠 아무렇지 않다.” 오종혁은 “배역에 감정에 들어가다 보니 가슴 속 상처와 아픔만 느껴지더라”고 했다. 오종혁은 1년 사이 대학로에서 부쩍 자랐다. 뮤지컬 ‘그날들’을 거쳐 ‘공동경비구역 JSA’와 ‘블러드 브라더스’까지. 작품성과 화제성을 인정받은 공연에 주연을 꿰차며 연타석 안타를 쳤다.

시작부터 탄탄대로였던 건 아니다. 2008년 겨울은 혹독했다. 뮤지컬 데뷔작인 ‘온에어’를 준비할 때다. 오종혁은 “툭 치면 쓰러질 정도로 ‘멘붕’에 빠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만 해도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 사례가 드물었고 편견이 심했다. 게다가 처음이지 않았나. 창법에 무용을 기반으로 한 춤, 연기 등 모두가 낯설어 힘들었다. ‘내가 여기 왜 있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죄송하지만 그만두겠다’는 말을 꺼내야겠다고 고민했을 정도로 버거웠으니까.”

무너지기 직전인 오종혁을 잡아준 건 동료 배우와 연출가다. 이를 악문 그가 택한 건 정면돌파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습실을 지켰다. 오종혁은 “한 달 반 동안 하루에 세 시간 넘게 잔 적이 없다”고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연출가는 ‘이 장면에서는 이렇게 해 봐’라는 식으로 새벽까지 연기연습을 도와줬다.” 성실을 무기로 오종혁은 배우로서 신뢰를 쌓았다. 오종혁과 ‘온에어’를 함께 한 최성신 연출은 이후 ‘웨딩싱어’와 ‘공동경비구역 JSA’에도 그를 불렀다.

오종혁의 무대가 넓어졌다. 연극 신고식은 ‘프라이드로’로 치르는 중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공연 전날 리허설을 해야 하는데 마이크가 없어 당황했다. 내 목소리가 전달력이 좋은 편은 아니어서….” 그의 솔직한 말처럼 발성도 숙제다. 신사 같은 동화작가와 충동적인 게이잡지 칼럼니스트의 극과 극 캐릭터도 혼자 소화해야 한다. 그런데도 욕심을 낸 이유가 뭘까. 오종혁은 “연기로만 무대에 서고 싶었다”고 말했다. 2인극인 뮤지컬 ‘쓰릴미’가 계기가 됐다. “정말 어려웠지만 작품 끝내고 나니 꼭 연극을 하고 싶더라. 언제 기회가 또 올지 몰라 이른 감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도전했다. 배우로의 성장을 위해서.” 욕을 먹더라도 한번 부딪혀 보자고 마음 먹었다.

공연활동은 활발했지만 오종혁은 어느 순간 낯설어졌다. 2013년 해병대 제대 후 그는 진중해졌다.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방송활동도 하지 않았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질문에도 매우 신중하게 답했고 좀처럼 웃지도 않았다. 어두워 보이기도 했다. 열여섯 살에 가수로 데뷔해 웃음 가득했던 아이돌 1세대의 친근감은 찾기 어려웠다. 제대 후 개별 인터뷰도 이번이 처음. “사실 제대하고 나서 ‘왜 이렇게 딱딱하냐’ ‘너무 어둡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6~7년 전보다는 훨씬 밝아진 거다.” 단순히 ‘군기’ 탓은 아니란 얘기다. “연예 활동을 하면서 성격이 180도 변했다. 여러 사건을 치르며 큰 상처도 받았고 어느 순간 사람이 무서워졌고 말수도 줄었다”고 털어놨다. “그나마 나아진 건 공연에 집중하면서다. 몸 부대끼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또 진심으로 대하는 법을 배웠다.”

TV에서는 언제쯤 자주 볼 수 있을까. “제대하면서 소속사에 2년 동안은 공연에만 집중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힘을 키우고 싶었다. 내년부터는 좀 더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될 것 같다.” 이제 곧 노래를 하는 오종혁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에는 앨범도 낼 것 같다. 팬들이 이해할 수 있는 노래를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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