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예정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청정에너지 분야의 혁신 사업인 ‘미션 이노베이션’ 출범식에 참석하고자 행사 시작 2분전인 오후 3시58분 르부르제 회의장 넬슨 만델라 홀에 도착해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착석했다.
그러나 행사 예정시간 20분이 지나도 주최국인 미국·프랑스·인도 정상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일단 행사에 참석한 정상들은 기념촬영을 위해 연단에 도열했다. 박 대통령은 이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짧은 대화를 주고받았고, 대화 도중 웃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도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각국 정상들은 삼삼오오 모여 4시40분까지 주최국 정상들을 기다렸으나, 박 대통령은 향후 일정을 고려해 먼저 퇴장했다. 박 대통령은 애초 6번째로 기념축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불발됐다. 다행히 기념행사 원고는 주최 측에 전달됐고 추후 혁신미션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외교가 일각에서는 ‘외교적 결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청와대는 “오바마 대통령의 양자회담 일정이 워낙 많아 일정이 지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은 예정보다 1시간 이상 늦은 오후 5시3분 행사장에 입장해 기념사를 한 후 16분 만인 5시19분에 퇴장했다.
미션 이노베이션은 참여국이 청정에너지 분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R&D 정보를 주기적으로 공유하는 등 청정에너지 혁신 노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의체로, 미국·프랑스·인도 등 3개국이 주도해 한국·영국·중국·일본·캐나다·이탈리아·인도·호주 등 모두 20개국이 참여하면서 만들어졌다.
이날 출범식에는 정부대표 외에도 민간부문 대표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창업자가 참석해 정부와 민간 투자자 간 협력 강화방안을 모색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빌 게이츠는 이날 COP21에 참석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20억 달러(약 2조3120억원)의 개인 재산을 투입, 향후 5년간 모두 200억 달러(약 23조원) 규모의 클린에너지 기금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