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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최근 5개월(1~5월)간 전기차용 배터리 4311.1MWh을 출하해 줄곧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일본 파나소닉(4302.5MWh)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CATL이 파나소닉을 제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은 무려 348.9%를 기록했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18.5%를 차지해 파나소닉(29.4%→18.5%·2위)과 같은 비중으로 올라섰다.
업계는 작년 상반기 부진했던 중국의 전기 상용차 판매량이 올들어 3~4배 급증해 실적호조를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중국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견조한 추이로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파나소닉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늘어난 분량을 대부분 중국 업체가 독식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1~5월 판매 순위 상위 10개 업체(톱 10) 중 중국계 절반 이상이 이름을 올렸다. LG화학과 삼성SDI의 출하량은 각각 2125.6MWh, 1091.2MWh로, 성장률이 시장 평균보다 낮은 30%대에 그쳤다. 반면에 CATL과 BYD, AESC는 한국계 업체들보다 월등히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빠른 성장세는 세계 전기차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자국 시장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행정부가 2016년 12월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산 배터리의 금한령(禁韓令)’을 펼쳐왔던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보급이 크게 확산했지만 3개 한국 배터리 기업은 거의 판매하지 못했다.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손발을 묶어 버린 사이에 중국 배터리 제조사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며 “올 들어서는 완성차 업체인 BMW로부터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귀띔했다. 이어 “중국 전기 버스 및 트럭 판매 급성장에 힘입어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1~5월 전세계 전기차에 출하된 배터리의 총량은 약 23.3GWh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