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강남권 아파트값…이대로 더 오를까

상승 징후인가 반짝 현상인가
재건축 일부 저점 대비 1억 올랐지만
급매물 소화 후 문의 뜸해
매수자 매도자 눈치싸움 길어질듯
  • 등록 2019-05-22 오전 4:22:00

    수정 2019-05-22 오전 7:33:20

지난 17일 오후 서울 잠실동 주공5단지 아파트. 사진=경계영 기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지난해 7월 17억원→9월 20억5000만원→올해 2월 16억6000만원→4월 17억7000만원.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84㎡ 기준)의 실거래가다. 지난해 9·13 대책 직후 미끄러졌던 호가도 조금씩 올라 19억9000만원까지도 부르고 있다. 전 고점에 바투 다가선 셈이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서울 재건축아파트값은 지난달 셋째 주 이후 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투자적 성격이 강해 부동산시장에서 선행지표로 보는 재건축 아파트뿐 아니라 일반 아파트도 흐름이 비슷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는 전용 106㎡가 지난해 8월 22억4000만원(26층)에 실거래됐다가 올해 4월 초 22억3500만원(8층)에 손바뀜됐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도곡카운티’의 전용 84㎡ 실거래가는 지난해 8월 18억5000만원(17층)에서 지난 3월 말 19억원(15층)으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강남권을 중심으로 꿈틀대는 기미가 보이자 회복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다만 3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이어지던 ‘급급매’ 소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이달 들어 다시 매수 문의가 뜸해지면서 보합권에서의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 싸움이 좀더 길어질 수 있다는 반박도 제기된다.

거래 늘었지만 ‘급매’ 위주

일단 거래 자체는 늘어나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월 1574건으로 6년 만에 최저치로 쪼그라들었지만 3월 1776건→4월 2402건 등 늘었다. 이달 19일까지 거래량은 1812건으로 지난 3월 1776건을 이미 넘어섰고, 이대로라면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강남구 압구정동 A공인중개사는 “3월 말부터 한 달 새 30건 안팎 거래되는 등 매매거래가 활발해졌다”며 “‘거래 절벽’이라고 불릴 만한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했다. 이달 19일까지 강남 3구에서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2%로 지난해 10월 18.4%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자세히 들여다보면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현장의 공인중개사는 전했다. 지난 17일 오후 찾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상가 1층엔 부동산중개업소가 다닥다닥 붙어있었지만 손님 없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B공인중개사는 “지난달 20일께까지 매매거래가 한창 이뤄졌지만 이달 들어선 매수 문의 자체는 많이 줄었다”며 “별 다른 일 없으면 전용 82㎡ 기준 18억원대에서 움직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단지인 잠실동 엘스·리센츠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C공인중개사는 “리센츠 전용 84㎡가 16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는 등 실제 매매값이 5000만~1억원 정도 올랐다”면서도 “조건에 맞는 매물이 나오면 말해달라는 ‘주문 매매’가 대다수로 매수자 입장이 급해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압구정동 D공인중개사는 “3월 말부터 한 달 새 30건 안팎 거래됐지만 호가가 한 단계 높아져 전 고점에 다다른 이후엔 문의가 급감했다”며 “처음엔 이 분위기가 계속될 줄 알고 고무돼있었지만 최근 보름 새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3기 신도시 등 공급 많아” VS “정작 강남 수요 분산 못해”

전문가들 전망은 엇갈린다. 김규정 NH투자증권 WM컨설팅부 연구위원은 “지난 7일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 계획 발표를 마무리 지으면서 공급 과잉론이 불거졌고 거시경제 지표도 좋지 않다”며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된 이후 거래가 뜸해져 실거래 측면에선 강보합세를 보이겠지만 심리와 호가를 반영하는 시세 변동률의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3기 신도시 공급이 강남 수요를 분산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정작 강남 지역엔 일몰제 적용, 문턱 높아진 안전진단 등으로 재건축이 더뎌 공급이 제한적”이라며 “지금은 저점을 다지는 시기로 점차 계단식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아파트 상가 부동산중개업소에 ‘급매’가 붙은 매물이 안내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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