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중 FTA 과속땐 '소탐대실'

  • 등록 2014-07-29 오전 7:10:00

    수정 2014-07-29 오전 7:10:0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8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제12차 협상결과를 발표했다. 진전이 있었다. 서비스·투자 자유화 방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냈다.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서두르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상품분야에서 의견 진전이 있었다는 공식발표와는 달리, 한 실무진은 제조업 조기 관세철폐 기간과 농축수산물 개방에 대해 양국이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데 그쳤다고 전했다.

한국과 중국은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연내 타결’을 명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에 타결하는 것이 목표라는 얘기도 들린다. 올해 안으로 협상을 끝내고 멋지게 피날레를 장식하겠단 뜻으로도 해석된다.

한·중 FTA 협상은 시한을 정해두고 해야 할 성질이 아니다. 중국과의 FTA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협상을 빨리 끝내도 되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한·중 FTA는 1단계 협상까지만 1년4개월이 걸렸다. 그만큼 민감한 품목이 많다. 특히 쌀 문제는 정부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쌀 관세화와 맞물려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득실을 꼼꼼하게 따져 잃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 FTA가 발효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년 후 0.95~1.25%, 10년 후 2.28~3.04%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장밋빛 청사진만 보고 체결했던 한·유럽(EU) FTA에서 지나친 낙관론의 폐해를 경험했다. ‘연내 타결’에만 얽매이면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

양국 정상의 발언 취지도 ‘가능하다면’ 올해 안에 끝내도록 ‘노력하라’는 것으로 이해해야 맞다. 건물을 지을 때 공사시한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다. 아무리 보기 좋은 음식이라도 속이 잘 익어 있지 않으면 맛이 없다. 먹고 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연내 타결’ 보다는 국익을 높일 수 있는 ‘실리’가 우선이다. 우태희 통상교섭실장은 “연내타결 달성을 위해 협상내용을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이 공언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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