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0년]④'조물주 위에 건물주'…매장 면적을 줄여라

편의점산업협회·이데일리 공동기획 '편의점 30년'
최저임금 인상 생존법 편 : 임대료·인건비 부담에 편의점주 고민 깊어져
'트럭 편의점'과 '자판기 편의점' 등 이색편의점 주목
"임대료 부담없어…교외 지역서 문의 쇄도"
  • 등록 2018-01-19 오전 5:30:00

    수정 2018-01-19 오전 5:30:00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서울 은평구에서 4년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주 전민기(58·가명) 씨. 편의점 규모는 132㎡(40평). 작년 거둔 총 매출액은 약 1억2000만원 수준이다. 억대 매출을 거뒀지만 실속은 없었다. 모든 정산을 마치고 그가 쥔 돈(영업이익)은 약 3500만원. 지난해 가게 임대료로만 영업이익의 2배에 육박하는 6360만원을 냈는데 올해 건물주가 임대료 5% 인상까지 요구했다.

전씨는 “매장이 클수록 매출이 더 잘 나온다는 본사의 말을 믿고 다소 무리해 매장을 크게 냈더니 매년 오르는 임대료에 수익이 줄고 있다”며 “가맹계약이 끝나면 매장 면적을 줄여서라도 (임대료) 부담이 낮은 건물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주들이 한숨 쉬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최저임금 인상, 매년 치솟는 임대료 탓에 매출이 날로 줄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생을 줄이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임대료 부담을 상쇄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자판기형 편의점’과 트럭 등을 활용한 ‘이동형 편의점’ 등 고정비 부담이 적은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이 각광받고 있다.

미니스톱은 ‘자판기형 편의점’(키오스크 편의점)을 연내에 선뵌다는 계획이다. 도시락 자판기, 음료 자판기 등 자판기만 있는 20~30㎡ 규모의 무인 편의점이다. 인건비 및 임대료 부담을 낮춘 ‘실속형 편의점’인 셈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고층빌딩이나 매장 안에 자판기형 편의점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대료 부담이 늘어나면서 편의점 업계는 매장 면적 축소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시범 운영 중인 길거리 매장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CU의 이동형 편의점.(사진=CU)
CU는 지난 2009년 업계 최초로 차량과 컨테이너 부스 등을 활용한 이동형 편의점을 선뵀다. 기존 고정된 점포의 공간적 한계를 벗어나 고객들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CU가 운영하는 이동형 편의점은 5t 차량 1대, 3.5t 1대, 1.2t 1대, 컨테이너부스 2대 총 5대다.

CU의 이동형 편의점은 인근에 대형마트나 슈퍼 등이 없는 교외지역에서 각광받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각종 행사에서 이동형 편의점 요청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CU 관계자는 “주로 지역 축제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곳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 봄, 가을 축제 시즌엔 매주 스케줄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커피트럭을 자체 제작해 수도권과 지방 등 전국을 돌며 자체브랜드(PB) 커피인 ‘세븐카페’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세븐카페트럭’에서는 시음, 증정 등 이벤트 위주로 판촉행사를 진행한다. 현재 총 2대의 트럭이 각각 수도권과 지방에서 운영중이다. 지진 등 각종 재난 상황 발생 시에는 세븐카페트럭이 ‘이동형 구호물품센터’가 돼 봉사자나 이재민들에게 커피를 제공하기도 한다.

세븐카페트럭.(사진=세븐일레븐)
편의점 업계에선 이렇듯 ‘이색 편의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활용도는 브랜드 홍보 수단에 그치고 있다. 기존 점포를 대체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점주로서는 늘어나는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을 상쇄할만한 마땅한 비책이 없는 셈이다. 이에 편의점주들의 ‘소형 매장’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편의점의 평균 매장면적은 72㎡(22평)로, 일본의 132㎡(40평)에 비해 현저히 작다. 이는 2010년 국내 편의점 평균 매장면적 77㎡(23.2평)보다 6.4% 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 '내려오세요!'
  • 행복한 강인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