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24시]뛰는 단속반 위에 나는 떴다방

불시 단속 비웃으며 활개치는 떴다방
매번 비슷한 시간대 점검 나와
파라솔 눈에 안띄면 금세 철수
정부.지자체 "인력부족" 핑계만
모델하우스 맴돌며 그룹별 모객
영업활동 수법은 더 교묘해져
  • 등록 2016-07-25 오전 5:00:00

    수정 2016-07-25 오전 5:00:00

△지난 9일 경기도 고양시 한 모델하우스 앞에서 ‘떴다방’(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 업자들이 천막을 치지 않고 앉은 채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글·사진=이데일리 박태진 원다연 기자]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13일 낮 서울 동작구 흑석동 A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구청 부동산 관리과 직원 두 명이 단속을 나왔다. ‘떴다방’(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의 불법 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벌인 불시 단속이라는 게 이들 설명이다. 하지만 모델하우스 주변엔 떴다방은 커녕 부동산중개업소 명함을 돌리는 아르바이트생 한 명 없었다. 단속반이 허탕을 친 것이다.

정부가 아파트 분양시장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떴다방들은 이를 비웃듯 오히려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동안 벌인 단속에서도 별 수확을 거두지 못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지자체와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3일간 대대적으로 단속을 벌인 결과를 보면 부산에선 불법 천막 50여 개 철거, 떴다방 인력 퇴거 조치가 전부였다. 하남 미사 등 수도권에서도 중개업소의 공인중개사법 위반행위 2건 적발에 그쳤다. 떴다방 단속은 한 건도 없다.

국토부와 지자체들은 단속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 인력 부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서울에 있는 자치구들은 관할 구역 내 모델하우스가 들어서면 팀을 구성해 수시 단속을 벌인다. 하지만 단속 인원이 팀장과 주무관 2명밖에 없어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본지 기자들이 이달 몇 차례에 걸쳐 단속 현장을 동행한 결과 수박 겉핥기식 단속이 이뤄지고 있었다. 단속을 나가도 파라솔이 눈에 띄지 않으면 수수방관하기 일쑤였고, 현장을 둘러본 뒤 특이사항이 없으면 한 시간도 안돼 자리를 뜨기 바빴다. 단속 시간도 오전 10~11시, 오후 1~2시로 사실상 정해져 있다. 인도까지 점령한 떴다방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한 모델하우스 인근 주민 김모씨는 “매번 비슷한 시간대에 단속을 나오던데, (떴다방에게) 알아서 피하라고 예고한 것과 뭐가 다르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로 단속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떴다방들은 그 시간대만 피해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엔 파라솔 등 시설물을 철거한 대신 한명 또는 2명씩 짝을 지어 단속반이 주로 활동하지 않는 오후 3시 이후부터 사업장 주변을 맴돌며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떴다방 영업 수법이 진화한 것이다.

국토부나 서울시는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떴다방 적발이나 행정 처벌은 자치구가 직접 집행하는 업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상 국토부 장관이 불법 이동식 중개업소에 대한 처벌을 내릴 수 없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속 인력을 늘리고 처벌규정을 강화해 ‘일벌백계’해야 불법 전매를 부추기는 떴다방 단속이 실효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