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양자난수생성 칩’ 개발 성공..4차 산업혁명 대비

예측할 수 없는 불규칙한 양자 난수, 암호로 활용 시 슈퍼컴퓨터로도 해킹 어려워
자율주행차·스마트폰 등에 쉽게 탑재 가능
보안 모듈 업체와 글로벌 진출 추진
양자암호통신 시스템도 개발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 사례
  • 등록 2017-07-23 오전 9:00:00

    수정 2017-07-23 오전 9:52:0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017년 7월 21일 오전 SK텔레콤 분당사옥에 위치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에서 SK텔레콤 직원이 ‘5x5mm 크기의 양자난수생성 칩’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분당사옥에서 곽승환 Quantum Tech. 랩장이 지난 21일 양자정보통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예측할 수 없는 불규칙한 양자 난수로 암호를 만들수 있는 손톱보다 작은 칩이 개발됐다.

자율주행차·노트북·스마트폰·드론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보안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에 개발된 양자난수생성 칩은 세계에서 가장 크기가 작을 뿐아니라 가격도 수 달러 수준이어서 모든 게 네트워크 위에서 돌아가는 4차 산업혁명의 보안 지킴이 역할이 기대된다.

SK텔레콤(017670)(대표 박정호)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양자난수생성 칩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양자난수생성기(QRNG, Quantum Random Number Generator)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예측이 불가능하고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True Random Number)’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준다.

아무리 연산이 빠른 슈퍼컴퓨터라도 암호를 쉽게 풀어낼 수 없다. 해킹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아져 해외 각국이 앞다퉈 개발하며 군사 등 특수 용도로 쓰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된 양자난수생성기는 사이즈가 신용카드 크기보다 크고 가격도 수백·수천 달러 대여서 일반 대중제품에 탑재할 수 없었다.

이번에 SK텔레콤이 5x5mm의 초소형 칩 형태로 개발해내며 IoT 제품의 통신을 양자 난수로 암호화해 보안 수준을 한 차원 높일 수 있게 됐다.

RSA 암호 약점, 양자난수로 해결..칩, USB, 블레이드 서버 형태 개발 중

현재 금융 서비스를 위해 사용 중인 OTP, 공인인증서 등은 RSA 같은 암호체계를 쓴다. 하지만 현재 암호체계는 유사 난수를 활용해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유사 난수란 무작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 즉 패턴을 읽어내는 연산 능력이 뛰어난 슈퍼 컴퓨터(양자컴퓨팅)가 등장하면 해킹 위험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반해 양자난수생성기로 만들어지는 난수(Random Number)는 패턴이 없는 불규칙한 숫자다. 이를 이용하면 보다 안전한 암호를 만들 수 있다.

이를테면 산업용 드론과 같은 중요한 IoT 제품은 통신 인증을 위해 자신의 고유값을 기지국에 알려줘야 한다. 그런데 이 고유값이 외부에 노출되면 안되기 때문에, 반드시 암호화해서 보낸다.

만약 현재처럼 패턴이 있는 난수를 이용해 암호화하면 해커가 이 약점을 찾아 고유값을 탈취할 수 있다. 만약 IoT기기가 자율주행차라면 위험성은 훨씬 커진다.

그러나 암호화를 위해 양자 난수를 활용하면, 해커가 난수를 탈취하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곽승환 Quantum Tech. 랩장은 “미국의 NSA(국가안보국)이 양자 컴퓨터 등장에 따라 현재 암호알고리즘이 위험하다고 재작년 9월에 발표했고 인텔·구글·MS 등이 양자컴퓨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양자암호는 네트워크 단의 도청 방지기술로 SK텔레콤은 칩과 USB 형태, 블레이드 서버 형태 등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칩 형태의 양자난수생성기는 자율주행차나 드론 등 단말기를 설계할 때 처음부터 들어갈 수 있고, USB 형태는 이미 상용화된 제품에 연결해 양자 난수를 생성해 준다.

블레이드 서버 형태는 한 박스에 서버와 네트워크를 축소시켜 통합하고 운영체제를 사전 설치해 공급된다. SK텔레콤은 노키아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 분당사옥에 위치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에서 SK텔레콤 직원이 5x5mm 크기의 양자난수생성 칩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양자암호통신 중계기 개발 성공…우리로 등 중소기업과 협력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의 해외 광통신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양자암호 장거리 통신을 위한 전용 중계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2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에서 노키아와 양자암호기술 기반의 ‘퀀텀 전송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차세대 광전송 장비에 양자암호기술을 탑재하기로 했다.

글로벌 양자정보통신 시장 전망도 밝다. Market Research Media에 따르면, 국내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2025년 약 1조 4000억 원,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6조 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퀀텀정보통신연구조합 회원사 현황
▲양자정보통신 시장 전망(단위:억원)
국내 중소기업들도 참여했다. SK텔레콤은 2013년 미래부와 함께 ‘퀀텀정보통신연구조합’ 설립을 주도했다. 조합은 총 15개의 회원사로 구성돼 있으며, 그 중 12곳이 중소기업이다. SK텔레콤은 12곳의 중소기업과 지난 4년 간 한국산 양자암호통신 원천 기술 개발을 위해 매진해왔다.

중소기업인 ‘우리로’와는 단일광자검출 핵심소자(빛의 최소단위인 단일광자를 검출할 수 있는 광학센서)를 2013년부터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우리넷’·‘코위버’· ‘쏠리드’·‘에치에프알’ 등과는 국산암호 알고리즘이 탑재된 양자암호통신 전송 장비도 함께 만들고 있다.

지난해 2월 SK텔레콤 분당 사옥에 개소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에서 양자암호 장거리 통신을 위한 전용 중계장치를 중소기업과 함께 개발해, 미래부 과제 주요 실적으로 제출하는 등 구체적인 결실도 맺었다.

우리넷 김광수 대표는 “우리나라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만든 대표적인 협업 사례로, SK텔레콤과 함께 글로벌 수준의 양자암호로 보안이 제공되는 광전송 기술을 개발을 할 수 있게 되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 박진효 Network기술원장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을 예측했고, 이런 중요한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암호의 중요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믿었기에 2011년부터 양자암호 기술개발에 집중했다”며,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양자암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분당사옥에 위치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에서 SK텔레콤 Quantum Tech. Lab 연구원이 지난 21일 양자암호 통신을 직접 시연하고 있는 모습이다.
◇용어설명

양자암호통신 기술이란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물리량의 최소단위인 양자를 이용해 개발한 보안 기술. 양자는 어떤 두 가지 정보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불확정성과 여러 가지 상태가 공존하는 중첩 현상으로 복제가 불가능함.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이런 성질을 활용해 송신자와 수신자간에 암호키를 안전하게 생성하고, 양자암호키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기술을 의미함. 전송구간에서는 현존 어떤 해킹 기술로도 뚫을 수 없는 통신 보안 체계로 알려져 있음

SK텔레콤이 진행 중인 양자암호통신 4대 시험망 및 KISTI 1개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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